방산업체로부터 7억대 뇌물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는 정옥근(62) 전 해군참모총장이 체포됐다.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고양지청장)은 29일 정 전 총장을 자택에서 체포해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정 총장은 2008년 고속함과 차기 호위함 등의 수주과정서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STX조선해양, STX엔진 등으로부터 아들이 설립한 요트 회사 ‘요트앤컴퍼니’를 통해 7억7,000만원을 챙긴 혐의(특가법상 뇌물)를 받고 있다. 요트앤컴퍼니는 2008년 해군이 개최한 국제 관함식 행사의 부대 행사로 요트 대회를 진행했다.

당시 해군이 개최한 국제관함식 행사에 정 전 총장의 장남이 운영하던 요트 업체가 부대행사로 요트 대회를 열었고, STX 측이 이 대회에 후원한 7억7천만원은 정 전 총장을 염두에 둔 뇌물성 후원금이라는 게 군과 검찰의 판단이다. 

이 사건은 이번에 처음 다뤄진 게 아니다. 대전지검이 2011년 초 정 전 총장의 해군 복지기금 유용 사건을 수사할 당시 관련 첩보를 모아 내사 여부를 저울질했던 사안이다. 당시 STX 측의 요트대회 후원금이 의심스럽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고, 정치권 일각에서 검찰이 봐주기 수사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결국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금품로비 의혹이 사건으로 되살아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정 전 총장의 체포는 법원이 발부한 영장에 의한 것이다. 군과 검찰이 정 전 총장의 수뢰 혐의에 대해 일정한 입증 자료를 갖췄다는 점을 법원도 인정한 셈이다.

동시에 4년 전 검찰은 왜 이런 수사를 못했느냐는 의문을 낳는다. 은밀하게 금품을 주고받는 뇌물 사건의 통상적 속성과 달리, STX 측의 요트행사 후원은 뻔히 드러나 있던 사실이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