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남편이 아내와 가족에게 알리지 않고 보관해온 수십억 대의 금괴를 훔친 일당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특수절도 혐의로 38살 조 모 씨를 구속하고 동거녀 40살 김 모 씨 등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조 씨 등은 지난 8월 서울 서초구의 한 사무실에서 화재 복구 목적의 실내장식 작업을 하다가 붙박이장 아래에 보관돼 있던 시가 65억 상당의 금괴 130여 개를 발견하고 이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조 씨는 경찰 조사에서 훔친 금괴를 현금으로 바꾼 뒤 지인에게 투자하거나 고급 외제차를 사는 데 썼다고 진술했으며 피해자이자 해당 사무실의 주인인 84살 여성 김 모 씨는 남편이 금괴의 존재를 알리지 않고 숨지면서 경찰이 통보하기 전까지 금괴를 도난당한 사실도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김 씨의 숨진 남편 박 모 씨는 생전에 증권 투자 등을 통해 번 돈을 금괴로 바꿔 보관해왔지만 알츠하이머를 겪고 있어서 아내 등 가족에게 금괴를 보관해온 사실을 알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조 씨가 훔친 금괴를 갖고 도망가자 동거녀 김 씨가 심부름 센터에 추적을 의뢰했고, 심부름 센터 직원의 신고로 일당의 범행이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