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사내하청업체에 소속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공정에 관계없이 정규직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현대차의 불법파견이 현대차가 주장해온 것처럼 특정 개인에 국한되지 않음을 확인한 것이다. 법원은 나아가 2차 하청업체 노동자도 원청업체인 현대차에 고용된 노동자로 봐야 한다는 판단을 처음 내놨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1부(정창근 부장판사)는 18일 강모씨 등 현대차 사내하청 노동자 994명이 현대차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신규 채용된 사람 등을 제외한) 원고 934명 전부가 현대차에 고용된 근로자임을 확인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원고들이 하청업체에 고용된 후 현대차의 사업장에서 현대차로부터 업무 지휘를 받아 일했다고 판단된다”면서 “하청업체와 현대차 사이에는 실질적 근로자 파견계약이 성립하고 파견 근로자는 파견근로자보호법에 따라 파견 후 2년이 지나면 직접고용된 것으로 간주하거나 직접고용을 요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현대차의 2차 하청업체 노동자에 대해서도 “현대차와 묵시적 근로자 파견계약 관계가 성립한다”면서 근로자 지위를 인정했다. 법원은 현대차와 현대글로비스가 맺은 계약이 현대글로비스와 2차 하청업체가 맺은 계약과 차이가 없고, 2차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현대차로부터 직접 작업 지휘를 받았다는 이유를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