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현 금융감독원장 KB국민은행 본점 주전산기 전환사업과 관련해 부문검사 결과를 발표

전산장비 교체 문제로 대립했던 KB금융지주의 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이 결국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중징계(문책 경고)를 받았다. 금융지주사의 회장과 은행장이 동시에 중징계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감원 결정 이후 이 행장은 곧바로 사의를 표했지만, 임 회장은 경영 정상화를 위해 현직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 원장은 중징계 사유로 임 회장의 경우 ‘국민은행 주전산기 전환 사업의 위험을 보고받고도 감독 의무 이행 태만’ 등을 들었다. 이어 이 행장의 중징계 사유로 ‘작년 7월 취임 이후 주전산기 전환사업 11차례 보고에도 위법·부당행위 미확인으로 사태 확대 방치’를 꼽았다.
최 원장은 제재심의위 결정 이후 임 회장과 이 행장 간의 갈등이 수그러들지 않고 임원 검찰 고발 등으로 사태가 오히려 악화되자 두 사람 모두에게 중징계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태에서 감독당국, KB 모두가 패배자라는 지적이 비등하다. 거대 금융사가 망가지는 것에 아랑곳 않고 자리 보전을 위해 대립하던 CEO나 스스로 정한 제재 절차까지 뒤집으며 이들을 벌 준 금융당국 모두 금과옥조처럼 여기던 신뢰를 스스로 차버렸기 때문이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절대 주주가 없는 금융사 지배구조를 악용해 자기 사람을 심으려는 정치권, 그에 줄 대기 바쁜 금융인, 그 검은 고리에 해결사 역할을 하는 감독당국의 행태 모두가 요즘 그토록 대통령이 척결을 강조하는 금융 보신주의”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