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개장하자마자 1020원을 하향 돌파했다. 2008년 8월 7일(종가기준 1016.5원) 이후 5년 9개월만이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거래된 달러-원 환율은 1018.0원에 개장했다. 전일 현물환 종가(1020.6원)보다 2.6원 하락한 것이다. 개장 직후 1071.1원까지 떨어졌다. 간밤 발표된 미국 1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경제지표가 둔화되자 달러가 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역외(NDF)에서 거래된 달러-원 1개월물은 1020.1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 물 스와프포인트(+1.60원)를 고려하면 전일 종가보다 2.05원 하락한 셈이다. 역외환율이 하락함에 따라 이날 달러-원 환율의 개장가도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개장 이후 2분 만에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추정되는 달러 매수물량이 대거 유입되면서 1023.5원까지 급하게 상승 반전했다. 그것도 잠시. 수출업체의 네고물량(달러 매도) 등에 의해 다시 하락했다.

1020원이 유지될지는 외환당국의 스탠스에 달렸지만, 그 밑으로 하회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달러 약세와 계속된 경상수지 흑자 등으로 팔 달러 물량이 쌓여있기 때문이다.

손은정 우리선물 연구원은 “그동안 당국의 개입을 겪으면서도 상단을 높이지 못했고, 꾸준히 하락해 1020원선까지 내려왔다”며 “1020원이 한 번 뚫렸기 때문에 1020원 밑으로 하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