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대 삼성전자' 사건의 손해배상액을 재산정할 미국 캘리포니아북부 연방지방법원 새너제이지원 배심원 8명이 공판 첫날인 12일(이하 현지시간) 선정됐다.

재판장인 루시 고 판사는 이날 원고 애플과 피고 삼성전자를 대표하는 변호인들이 참여한 가운데 배심원 선정 작업을 마쳤다.

고 재판장은 약 90명의 배심원 후보군 중 생계 곤란을 비롯한 이유로 배심원 활동을 하기 곤란한 사람 등을 제외하고 34명을 일단 골라냈으며, 이후 양측 변호인들이 참여한 가운데 배심원 선정을 위한 예비신문(豫備訊問·Voir Dire) 절차를 거쳐 배심원 8명을 최종 선정했다.

이 중 6명은 여성이고 2명은 남성이다.

이 중 남성 1명은 삼성전자 측이 '예단을 가지고 있을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선정에 이의를 제기했으나 재판장이 이를 기각해 배심원단에 최종 포함됐다.

원고 측과 피고 측은 각각 후보 3명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고 재판장은 선정 과정에서 배심원 후보들에게 애플이나 삼성 제품의 보유 여부, 향후 구매 의향 유무 등을 포함해 다양한 사항을 질문했다.

그는 신문 과정에서 배심원 후보 중 11명이 재판정 대기실에서 이번 사건에 관해 의견을 서로 나눴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이들을 한꺼번에 제외해 버리기도 했다.

이번에 선정된 배심원들은 지난해 8월 첫 평결을 내렸던 배심원들과 대체로 유사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들은 모두 새너제이를 중심으로 한 실리콘 밸리 지역이나 그 부근에 사는 미국 시민이다. 이는 미국의 사법 제도상 당연한 일이다.

이들은 또 대부분 고등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다. 정보기술(IT) 기업이 많고 스탠퍼드대와 캘리포니아대(UC) 버클리 등 명문대학이 있는 지역적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직업으로 보면 엔지니어가 많고 스탠퍼드대 의대 연구원, 응급실에 근무하는 간호사, 연구실에서 일하는 기술자 등도 포함돼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 삼성 TV와 갤럭시 스마트폰 등 최신 전자제품을 집에서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 중 여성 배심원 한 명은 본인을 포함해 집안에 휴대전화를 쓰는 가족이 하나도 없다고 밝혀 눈길을 끌기도 했다.

배심원들은 13일 원고·피고 양측의 모두진술을 듣는 것을 시작으로 양측이 제시하는 증거를 바탕으로 손해배상액을 재산정해 평결한다.

다만 특허 침해 여부에 관한 판단은 이번 배심원단이 별도로 하지 않고, 기존 평결과 고 재판장의 판단 등을 바탕으로 한다.

공판은 주말을 제외하고 매일 열리며, 19일 혹은 20일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평결은 공판 종결 후 사흘 이내에 나올 개연성이 높으며, 이르면 20일, 늦으면 23일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