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리용호 외무성 부상과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참석하는 비공식 세미나가 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렸다.

이번 세미나는 지난달 25~26일 베를린에서 개최된 비공식 민관 접촉에 이은 후속 일정으로 마련된 것으로, 북측 대표단과 미국 전직 북한정책 담당관료들이 이틀 일정으로 대화에 나선다.

북한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리 부상과 차석대표인 최선희 외무성 부국장, 미국의 스티븐 보즈워스 전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조지프 디트라니 전 국가정보원(DNI) 국가비확산센터 소장 등이 참석해 언론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행사장인 런던 아테네움 호텔 주변에는 취재진이 몰렸으나 세미나가 시작되면서 호텔 측이 취재진의 입장을 막아 회의장 접근이 봉쇄됐다.

보즈워스 전 특별대표는 첫날 일정을 마친 뒤 회의장 밖에서 "좋은 만남을 가졌다. (미국과 북한의) 관계 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다"고 짧게 경과를 설명했다.

그는 "민간인 신분으로 참석했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말할 처지는 아니다"면서도 "내일 일정을 끝내고 나서 결과를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리용호 부상은 6자 회담 재개 방안에 대해 논의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하고서 구체적인 내용을 묻는 질문에는 "내일 이야기하자"며 답변을 피했다.

양측 일행은 회의를 마친 뒤 인근 식당으로 이동해 함께 저녁식사를 가졌다.

이번 행사는 민간 차원의 세미나이지만 북한 외교 당국자와 전직 미국 관료들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북핵 문제 해법과 6자 회담을 재개하는 방안이 논의됐을 수 있다는 관측이 따랐다.

외교가에서는 오바마 행정부 관료를 지낸 보즈워스 전 대표와 디트라니 전 소장 등이 미국 정부를 대신해 북한의 의중을 파악하는 역할을 맡은 것으로 분석했다.

북한은 그동안 한국, 미국 등이 요구해온 비핵화 사전조치는 거부하면서도 전제조건 없는 6자 회담 재개를 주장해 왔다.

조엘 위트 전 국무부 북한담당관은 지난주 베를린 세미나를 마친 뒤 "북한이 대화에 긍정적으로 나서려고 하는지 파악하는 데 주력했으며 북한도 워싱턴의 입장에 큰 관심을 보였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