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가 난 아시아나항공기에는 승객 291명과 승무원 16명 등 총 307명이 탑승했다.

이를 국적별로 보면 중국인이 141명으로 가장 많고, 한국인이 77명, 미국인 61명, 인도 3명, 캐나다인, 3명, 베트남 1명 등이다. 탑승객의 절반 가까이가 중국 국적인 셈이다. 이날 사망자로 확인된 2명의 여성도 중국의 10대 고교생들이다.

이에 따라 중국 당국 및 중국인들도 이번 사고에 대해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고 소식이 전해지면서 아시아나 상하이 지점과 베이징지점에는 가족의 안부를 묻는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중국인 승객 141명 가운데 샌프란시스코에서 있을 여름 영어캠프에 참석하기 위한 단체여행객 중 고교 여학생 2명의 안위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이날 늦게 사망자로 확인된 왕린지아(17세)와 예멍위엔(16세)으로 드러났다.

사고기에는 중국 산시(山西) 타이위안(太原)시와 저장(浙江) 장산(江山)시의 고교생 및 교사가 각각 35명씩 모두 70명이 단체 탑승했는데, 사망한 두 여학생은 장산시 고교생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나항공은 베이징에 있는 중국지역본부를 통해 사망자 유가족에게 연락해 항공편 등 모든 지원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처럼 사고 항공기에 단체 관광객을 포함해 중국 승객이 가장 많았던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우선 샌프란시스코에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차이나타운'이 있을 정도로 중국인이 많이 거주해 연고가 있는 데다, 사고 비행기가 중국 상하이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연결되는 비행편이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최근 한국 국적기들이 중국 미주 여행객들의 환승 비행기로 인기를 끌고 있는 점도 더해진 것이다.

위안화 강세로 해외 여행이나 연수를 떠나는 중국인들이 크게 늘어난 반면 중국 국적기들의 미국행 직항 노선은 많지 않아,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항공사들은 이점을 파고 들어 미국행 중국인들을 상대로 적극적인 영업을 하고 있다. 인천공항의 편리한 환승경쟁력, 잘 갖춰져 있는 면세점도 중국인들의 구미를 당기는 요인이다. 우리나라 항공사들의 수준 높은 서비스도 구매력 있는 중국인들을 사로잡고 있다.

이번에 사고기에 탑승, 샌프란시스코에서 영어캠프를 다닐 예정이었던 중국 고교 생들도 미국과 연계된 여행사를 통해 항공권을 예약, 인천으로 온 후 인천공항에서 아시아나항공으로 환승해 미국으로 향했다. 중국 여행업계에서는 미국을 가는 중국인들 중 약 20%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선택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의 경우는 보통 미주 여객기 승객 중 절반이 외국인이라고 한다. 이들은 중국, 필리핀, 인도 등 동남아시아 국적 승객으로, 인천공항에서 미주행 아시아나로 갈아타는 승객이라고 아시아나 측은 설명했다.

아시아나 측 관계자는 "중국인 탑승객 대다수가 갈아타기 위한 환승 승객"이라며 "중국에는 미국 직항 노선이 별로 없어, 미국 여행을 하는 중국 관광객은 인천공항에서 한국 국적 여객기로 갈아탄다"고 설명했다.

한편 77명의 한국인 승객 가운데 44명이 이날 오후 1시(한국시간) 현재 병원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국인 승객) 대부분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보이나 극소수 중환자도 있다"며 "(10명 미만인) 몇 명 정도가 수술을 요하는 상태"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가족들로부터 연락이 오면 탑승자 명단 확인을 해주고 해당 지역으로 가는 비행편을 (무료로) 제공하는 등 최대한의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 서울 본사에는 피해자 가족대기실도 마련됐다. 본사를 찾은 이춘희(여) 씨는 "딸이 방학을 맞아 미국 친척네로 놀러 갔는데 도착할 때가 돼도 연락이 없어 걱정하던 중 딸에게 사고가 나서 조금 다쳤고 병원으로 가고 있다는 연락이 온 뒤 소식이 끊겼다"며 답답해 했다.

한국인 탑승객 중 단체여행객 24명은 여행사 '모두투어'가 모집한 여행객들이며, 전원 신원과 행방이 확인됐다고 회사 측이 밝혔다. 이 가운데 2명은 경상을 입어 적십자병원 등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가이드 1명을 포함한 나머지 22명은 샌프란시스코 호텔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에 입원한 1명은 고령자로 알려졌다.

이들 여행객은 8일간 일정으로 미국 서부지역을 여행하기로 돼 있었으며, 날개쪽 좌석에 앉아 비교적 피해가 적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투어는 여행객 중 계속 여행을 계속하겠다는 의사를 밝힐 경우 일정을 소화토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