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경남도지사는 1일 진주의료원 폐업과 관련한 국회 '공공의료원 정상화를 위한 국정조사'에 대해 "정치적인 쇼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진주의료원 휴·폐업에 관한 사항은 지방자치단체의 고유 업무에 해당하는 만큼 국정조사는 위헌이라고 주장하면서 증인은 물론 기관보고에 불응하겠다는 뜻도 거듭 확인했다.

홍 지사는 이날 오전 YTN 라디오 '전원책의 출발새아침'에 출연해 "국정조사는 헌법 위반이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국회는 가능한 한 권한을 확대하는 해석을 주로 한다. 사법기구도 아닌데 자기 마음대로 유권해석기관이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국가 위임사무에 한해 국정조사 대상이 되는데 진주의료원은 운영비 보조가 아닌 건물을 짓고 장비를 구입할 때 37억원을 받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충남도청 이전에 7000억원을 국비로 지원했다면 충남도정이 전부 국가 사무가 되느냐"며 "국가 위임사무라면 운영비도 지원하고 항시적으로 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지방의료원은 설립할 때 100% 국가에서 지원했다면 전부 국가 사무가 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국회 입법조사처에서 "권한쟁의 심판 청구와 별개로 국정조사가 진행된다"고 유권 해석한 데 대해서는 "집행정지청구를 내면 국정조사에 대한 집행을 정지할 거냐. 당장 결정이 안된다"며 "어떻게 하든 정치적인 쇼에 불과하다. 정치적인 쇼는 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면 지자체법에 명시적으로 나와 있어서 국정조사 대상이 아닐 것"이라며 "헌법에 국정감사는 국정에 관한 일반 조사이고 국정조사는 국정에 관한 특정조사다. 국정 감사와 조사 모두 국가 위임 사무, 즉 국정이 전제돼야 하는데 국정이 전제가 안 된 감사와 조사는 위법, 위헌"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경남도는 3일로 예정된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는 윤한홍 행정부지사와 윤성혜 보건복지국장, 박권범 진주의료원장 직무대행 등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하지만 경남도 기관보고에는 불응할 뜻을 거듭 확인했다.

홍 지사는 "진주의료원 본관은 노조가 불법 점령한 지 3개월이 됐으므로 국회의원들이 현장검증을 하면 장례식장에 와서 진주의료원장이 보고를 할 것"이라며 "9일에는 기관보고가 있지만 지방자치제가 생기고 20년간 광역자치단체장을 국정조사에 세워 보고한 사례는 단 한번도 없다. 헌법 위반이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일축했다.

그는 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대통령이 되기 위해 진주의료원 폐업을 강행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내가 대통령 되려면 진주의료원, 의료원을 많이 지어야 한다. 그런데 경남도가 빚이 2조원으로 전국에서 꼴찌 수준이다. 어렵다"고 일축했다.

특히 그는 "진주의료원은 공공의료기관이 아니라 강성노조의 해방구다. 노조원들 200명한테 1년에 70억원을 쏟느니 경남도에 극빈자 7만8000명에게 직접 의료비를 지원하겠다는 것"이라며 "야권이나 민주노총의 주장은 공공의료 확대가 아니라 공공 병원의 자기 철밥통, 노조 지키기 위한 투장에 불과하다. 못 받아들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지사는 지방의료원 설립 운영에 관한 법률에 대해서는 "지자체의 근간을 훼손시키는 것"이라며 "장관과 협의 조항이 있는데 이미 진주의료원을 폐업하려고 할 때 진영 장관과 두 번 협의했다. 법률적 협의는 의미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진영 복지부 장관은 폐기하는 것보다 정상화가 좋지 않느냐고 했는데 정상화하려면 국가에서 500억원을 내놓으라고 했다. 대안을 제시하고 정상화를 요청해야지 대안 없이 정상화를 요청하면 되느냐"고 따졌다.

한편 그는 최근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에 대해서는 "대화록은 국정원에 있는 것이므로 법적으로 문제가 있겠느냐"며 "대화록이 공개되고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이 있었느냐, 없었느냐를 쟁점으로 삼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이 (NLL을) 포기한다고 한 일은 없다. 문제의 소지는 NLL에 관한 북한의 주장에 동조했다는 것"이라며 "새누리당이 수세에 몰리고 정권 초기인데 힘 있게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국회 선진화법 때문에 그런지 몰라도 일방적으로 야당의 공세, 야당의 입장에 끌려 다니는 모습은 상당히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