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 1일부터 우유의 원재료인 원유(原乳)가격이 12.7% 인상되는 안건이 최종 확정됐다. 올해부터 원유가 원가 연동제가 처음 실시되면서 이전과 달리 이해당사자간 별다른 충돌 없이 무사히 통과했다.

낙농진흥회는 27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리터당 834원인 원유 기본가격을 940원으로 106원(12.7%) 올리는 안건을 보고했고, 오는 8월 1일부터 적용키로 최종 확정됐다고 27일 밝혔다.

낙농진흥회 관계자는 "연동제를 도입으로 임시이사회를 열어 인상 안건을 보고를 하면 별다른 의결 절차가 필요 없다"며 "이날 15명의 이사회 구성원 중 과반인 13명이 참석해 별다른 논쟁 없이 이사회가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연동제에 따라 매년 8월마다 원유 기본가격을 기준원가와 변동원가로 구분해 산출한다. 공식에 따라 기준원가는 매년 통계청이 계산하는 우유생산비 증감액을 가감하고, 변동원가는 전년도 소비자 물가인상률을 적용해 기계적으로 조정하게 된다.

그동안 원유 인상 협상 때마다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극심한 갈등이 빚어지자 대안으로 나온 제도다.

이번 원유가 인상으로 흰우유·발효유 등 유제품을 비롯한 빵·과자·아이스크림·커피음료 등 가공식품의 가격 인상이 뒤따를 전망이다. 통상 원유가격(리터당)이 100원 오르면 우유가격은 300원 정도 오르는 게 관례였다. 또 우유를 주재료로 쓰는 가공업체들은 이를 빌미로 제품값을 올려왔다.

유업계는 원유가 인상으로 우윳값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반응이다. 한 유업체 관계자는 "2011년 원유인상 당시 정부의 강력한 물가 관리로 원유가 인상분 정도만 반영하고 나머지 물류비나 인건비 등 부자재 인상 요인은 자체적으로 흡수하며 감내해왔다"고 토로했다.

실제 2011년 8월 원유가격이 오르자 당시 서규용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주요 유업체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물가 안정 협조를 당부했었다.

농림축산식품부도 고민하는 모습이다. 한 관계자는 "정부가 유업체 가격 결정에 직접 개입을 할 수는 없다"면서도 "다만 아직 시간이 남은 만큼 낙농 주무부처로서 가장 합리적인 방안이 무엇일지 고민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