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왼쪽부터 이순우 우리은행장, 이종휘 신용회복위원회 위원장

우리금융지주 차기 회장 후보 선출이 초읽기에 돌입했다.
이순우 우리은행장과 이종휘 신용회복위원회 위원장으로 좁혀진 것으로 알려졌지만 막판 판세변화 가능성도 없지 않은 상태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지난 10일 6명의 후보에 대해 면접을 실시한 결과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조직을 잘 통제할 수 있어 민영화를 진행하는데 유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행장과 이위원장에게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민영화 호흡, 내부 장악력' 잣대 작용

금융권 경력이 40여년에 달하는 이순우 행장과 이종휘 위원장은 각각 상업과 한일은행에서 행원으로 시작해 은행장 자리에까지 올랐다. 전문성과 조직 장악력 면에서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이 위원장은 지난 1970년부터, 이 행장은 1977년부터 은행권에 몸은 담은 전통 뱅커다.

반면 초기 강력한 후보로 떠올랐던 이덕훈 키스톤PE대표는 우리은행장을 지냈지만, '뱅커'라기 보다는 KDI 연구위원, 대한투자신탁증권 사장, 금융통화위원을 거친
금융전문가로 분류될 수 있다.

현재는 현직 은행장으로서 프리미엄을 가진 이 행장이 조금 더 좋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성균관대 법대를 졸업,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막강 파워'를 과시해온 '성균관대 인맥'이라는 점도 정부와의 소통 측면에서 장점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우리금융 민영화에 철학을 가진 사람이 새 회장으로 와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KB금융과의 합병을 포함, 정부가 내놓을 방안의 틀 안에서 원만하게 민영화를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실행할 수 있는 사람을 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 위원장은 다음달 말까지 민영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본인의 직까지 걸고 민영화를 이뤄내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지난해와 달리 정권 초기여서 민영화 절차 가속화 가능성은 더욱 높다는 게 금융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윤창중 사건', '특정대학 인맥' 등 막판 변수 될 수도

초기 강력한 후보로 떠올랐던 이덕훈 대표가 뒤처진 것도 매각 과정의 '과도기 회장'으로서는 두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담이 컸을 것이라는 관측이 따른다. 아울러 박근혜 대통령과 동문인 서강대 출신이라는 점이 '역차별' 요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서강대 출신인 홍기택 산업금융지주 회장에 이어 박대통령이 또다시 서강대 출신을 선택할 경우 새 정부에 '양대 천왕'이라는 말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을 회추위가 반영, 이 대표를 원천적으로 배제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다만 '특정 대학 인맥'이 부각될 수 있다는 우려 측면에서는 이 대표와 더불어 이 행장 역시 막판 인사검증 과정에서 논란이 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

우리금융 회추위는 조만간 청와대에 후보 2명을 보고할 계획이다. 마지막 인사 검증 작업을 거치면 오는 23일 회추위에서 최종 후보 1명이 확정될 예정이다. 금융권은 청와대의 인사검증 작업이 마지막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사건이 불러온 후폭풍이 청와대 내 검증과정이나 인적구성에 영향을 미칠 경우 우리금융 회장선출 일정이나 결과도 막판 변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