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가 전국 25개 국립대에 대해 기성회비 집행 실태를 점검한 결과 교직원 선심성 복지비 등 목적 외로 사용된 부분이 대거 적발됐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 2011년 11개 국립대에 대해 기성회비 집행의 도덕적 해이를 지적했음에도 여전히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교과부는 지난해 7월 16일부터 9월 17일까지 진행한 ‘국립대 기성회 회계 집행 실태점검’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일부 대학에서 기성회비로 업무활동비를 지급하거나 교직원들에게 선심성 복지비를 줬다는 게 골자다.

감사 결과 점검 대상 25개교 중 19개교에서 법적 근거 없이 16억9000여만 원의 수당과 활동비가 지급됐다. A대는 이미 직책수행비를 국고에서 지원받는 총장과 총무과장에게 각각 160만원, 60만원의 특정업무수행비를 따로 줬다. B대는 보직자에게만 지급하는 직책수행비를 보직이 없는 6~7급 직원에게 매월 12만원씩 지급한 사실이 드러났다. C대는 교수회 임원 7명에게 매월 20~80만원의 활동비를 지급했다.

교과부는 지난해 1월 “법령과 정부예산지침에 없는 임의수당, 활동비 등의 지급을 중단하라”는 지침을 각 대학에 내려 보낸 바 있다. 때문에 그 이후에 지급된 6억여 원에 대해서는 이를 모두 회수 조치하도록 각 대학에 통보했다. 또 관련 교직원 45명에 대해선 경고 조치했다.

교과부는 “자기 소관업무를 수행한 담당자에게 수당을 지급한 교직원 152명을 주의 조치하고, 지급된 수당 2억4000여만 원을 회수하도록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국립대에서는 교직원 인건비 인상이나 복리후생비 용도로 기성회비를 사용해 문제로 지적됐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해 9월 11개 국립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당시 권익위 조사에선 국립대 사무국장이 기성회비에서 급여 보조성 인건비를 수천만 원이나 받은 일이 드러났다. 연구 활동을 하지 않는 일반·기능직 공무원들이 연구보조비를 챙긴 사실도 적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