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한정특약이란 가족이 사고를 내도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보험이다. 그러나 얼마 전 본인 명의로 자동차를 구입하려던 최씨는 5년의 운전경력에도 불구하고, 38% 할증된 보험료를 내야 한다는 안내를 받았다. 현행 보험제도에서는 보험가입자가 아닌 다른 가족의 보험가입경력은 인정되지 않아 초보운전자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보험사는 초보운전자의 사고위험이 높은 점을 반영해 보험가입경력이 3년 미만인 운전자에게 보험료를 8~38% 할증한다.

앞으로는 최씨 같은 운전자도 낮은 보험료로 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된다. 금융감독원은 올 상반기 안에 가족·부부한정특약에서 기명가입자가 아닌 다른 가족의 보험가입경력도 인정하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13일 밝혔다.

보험료 산출기준도 구체화된다. 자동차보험료는 차종이나 특수장비(에어백·특수 브레이크·이삿짐 차량의 고가사다리 등) 장착여부, 사고발생 실적 등을 토대로 산출하는데 할인·할증의 범위만 정해져 있을 뿐, 실제 적용 요율은 보험사가 임의로 정할 수 있었다. 예컨대 특수장비를 단 자동차는 보험료가 30~130% 할인·할증된다는 범위만 정해져 있어 소비자들은 어떤 장비를 달아야 보험료를 할인·할증받는지 명확하게 알 수 없었던 것이다. 금감원은 “상반기 안에 보험료 산출기준을 구체화해 보험료 책정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제고하겠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또 사고에 따른 할인·할증 기준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현재의 기준은 자동차 등록대수가 270만대 수준이던 1989년에 도입된 만큼 시대적 변화를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자동차 등록대수는 지난해 말 기준 약 1900만대로 제도 도입 당시보다 7배나 늘었다.

금감원은 우선 일관성 없는 대인배상(사람을 죽거나 다치게 하는 사고에 대한 배상)과 대물배상(차량이나 물건을 파손한 사고에 대한 배상)의 보험료 책정 기준을 들여다본다. 현행 제도에서 대인배상은 과실비율과 상관없이 사고내용만 기준으로 할증을 하지만 대물배상은 과실을 따진 뒤 지급된 보험금을 기준으로 할증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