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구슬을 이용해 차세대 소재로 각광받고 있는 그래핀을 친환경적이고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이렇게 생산된 그래핀은 수소연료전지에 쓰이는 고가의 백금촉매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백종범 울산과기대(UNIST) 교수(친환경에너지공학부ㆍ사진)팀이 쇠구슬로 흑연을 고속 분쇄해 그래핀을 대량 생산하는 공정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연료전지에 쓰이는 백금촉매는 높은 효율성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나면 불순물 때문에 활성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다. 또 한정된 매장량과 비싼 가격 때문에 철, 니켈, 구리 등 값싼 금속으로 대체하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반면 그래핀은 넓은 표면의 활성을 띄는 원소들로 코팅할 수 있어 촉매활성이 뛰어나고 안정성도 높은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이렇게 만든 그래핀이 백금촉매를 대체할 만한 우수한 산소환원 능력과 안정성을 갖고 있음을 확인했다. 활성화된 그래핀을 연료전지에 적용한 결과 산소환원력은 백금과 비슷하고 안정성은 훨씬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비용도 백금이 ㎏당 1억원을 호가하는 반면 그래핀은 1만원 정도로 저렴하다.

백 교수는 "수소연료전지차 한 대 당 필요한 백금촉매 70∼90g을 그래핀 촉매로 대체하면 가공비를 포함해 대당 1000만원 이상의 원가 절감이 가능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화학분야 권위지인 `미국화학회지` 1월30일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