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거리를 걷다 보면 곳곳에서 보도블록이 파헤쳐진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건설산업 경쟁력 세계 7위(국토해양부 조사) 국가가 보도블록 하나를 제대로 정비하지 못해 하루가 멀다고 재공사를 벌이는 관행이 수십 년간 이어져 왔다. 이렇게 설치한 보도블록은 높이도 제각각이었다. 유럽 도시들은 중세 시대 보도블록이 지금껏 멀쩡하고, 일본에서는 비가 온 뒤에도 보도블록에 물이 고이지 않을 정도로 꼼꼼하게 공사하지만 한국은 아무 때나 버리는 일회용품 취급을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011년 취임식에서 "멀쩡한 보도블록을 교체하지 않겠다. '보도블록 시장'으로 불려도 좋으니 불필요한 예산을 줄이겠다"며 '보도블록과 전쟁'을 선포한 바 있다. 서울시가 잘못된 보도블록 관행을 뿌리 뽑겠다고 7일 밝혔다. 서울시는 지난해 '보도블록 10계명'을 정하면서 부실 시공자는 바로 퇴출하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까지 도입했다.

서울시는 올해부터 2015년까지 보도블록 공사 횟수를 지금보다 30% 줄이기로 했으며, 공사 허용 기간도 1년에 6개월로 제한할 계획이다. 앞으로 보도 공사는 4~6월, 9~11월에만 할 수 있게 된다. 서울시는 매번 서로 다른 공사 때마다 보도를 파헤치지 못하도록 공사 일정을 통합 관리할 방침이며, 보도를 파손한 당사자가 공사비를 부담하는 조례도 준비 중이다. 보도블록 품질과 시공법 향상을 목표로 한 '서울보도블록 엑스포'도 5월에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