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LG전자·삼성전자·대우일렉트로닉스 등 국내 업체들이 생산한 세탁기에 반(反)덤핑 관세를 물리기로 했다. 해당 업체들은 "불합리한 자국 보호주의"라고 반발하며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24일 ITC는 국내 3사가 한국·멕시코에서 생산한 세탁기를 덤핑 가격에 판매해 미국 업체에 피해를 줬다는 상무부 결정을 승인했다. 상무부는 지난달 대우일렉(82.41%)과 LG(13.02%), 삼성(9.29%)에 반덤핑관세 부과를 결정한 바 있다. 이는 한국 세탁기가 미국 시장을 장악하자 현지 업체 월풀이 제소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미국 드럼세탁기 시장은 LG전자가 21.4%로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15.4%)와 월풀(14.8%)이 뒤를 잇고 있다. 월풀은 한국 냉장고에 대해서도 덤핑 혐의로 제소했으나, ITC는 기각했다.

관세 부과 결정은 한국과 멕시코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드럼세탁기에 한정된다. LG전자 관계자는 "미국 소비자들은 가격보다 품질과 디자인을 보고 구매하기 때문에 판매에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체들은 보호무역주의가 반영된 데다 미국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조치라고 보고, 세계무역기구(WTO)나 미국 무역법원에 항소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