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년 이상문학상 수상작이 된 박완서의 '엄마의 말뚝 2'를 두고 심사위원들이 내놓은 선정 이유다. 문학평론가 김윤식은 이것을 자신이 쓴 것으로 기억한다. '엄마의 말뚝 2'를 수상작으로 뽑자고 제법 큰소리를 쳤다가 선정 이유를 쓰는 책임도 맡게 된 것이다.

'천의무봉'이라는 표현을 쓴 것을 두고 김윤식은 "지금 생각해보아도 좀 뭣하다 생각되는 대목"이라고 회고한다. 시비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독자의 투서도 있었다. 그러나 김윤식은 지금도 이 표현을 취소하지 않았다.

박완서가 떠난 지 22일로 2주기다. 김윤식은 2주기에 맞춰 책 '내가 읽은 박완서'를 내놓으며 고인에 대한 그리움을 비쳤다.

작가가 대중적 인기 속에 문학적 성취를 이뤄내는 과정을 젊은 시절의 김윤식은 못마땅하게 여겼다. '작가는 오직 작가다워야 하고 대중성과는 일정한 거리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김윤식은 책 속에서 "젊은 교수이자 또 평론가인 나로서는 이를 수용할 만한 힘이 없었고 대형작가의 출현이 불편했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이후 "대중성과 작가적 개성을 동시에 가감없이 전개한" 고인의 역량에 김윤식은 "문단 정상에 올라 공작새처럼 화려한 춤을 추고 있음을 보는 일이 실로 경이로움 그것이었다"고 치하한다.

책에는 고인이 책이 낼 때마다 발표했던 비평과 고인의 작가론에 대한 산문, 그리고 박경리와 박완서를 함께 분석하는 글과 고인의 '후기 스타일'을 살피는 글이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