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문종 친박신당 대표가 사학재단 교비 19억원을 빼돌리고 국회의원 시절 뇌물을 받은 혐의로 항소심에서 가중된 징역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박연욱·박원철·이희준)는 1일 홍 전 의원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상 뇌물수수 혐의에 징역 2년 6개월과 벌금 5000만원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상 횡령과 범죄수익은닉·범인도피교사 혐의에 징역 2년을 각각 선고했다.

국회의원이 임기 도중 직무 관련 뇌물 범죄를 저지른 경우 법원은 공직선거법에 따라 다른 죄목과 형을 분리해 선고해야 한다. 다만 징역 실형이 2건 이상 확정되면 복역기간은 합산된다.

홍 대표는 원심에서 뇌물수수 혐의에 징역 1년, 나머지 혐의에 징역 3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징역형을 6개월 추가하고 새롭게 산정된 뇌물액 4763만여원에 대해 추징도 명령했다.

항소심은 홍 대표가 국회의원 시절인 2013년과 2014년 사이 모 회사로부터 고급 승용차를 대여받았다는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 원심과 마찬가지로 유죄를 인정했다.

당초 원심은 자동차 제공에 대한 뇌물액을 특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항소심은 리스료를 산정근거로 인정하고 뇌물액을 4763만여원으로 계산했다. 결국 홍 대표의 뇌물수수 혐의에는 형법 대신 특가법이 적용돼 원심에 비해 1년6개월 가중된 징역형이 선고됐다.

항소심은 홍 대표가 경민학원 이사장이던 2012년 서화를 구입한다는 명목으로 교비를 횡령한 혐의도 유죄 판단을 유지했다. 다만 횡령액은 24억원에서 19억원으로 감액돼 이 부분에 대한 징역형은 1년 줄었다.

한편 홍 대표는 △직원이 횡령금을 옮기도록 지시해 범행을 은닉하려 한 혐의 △무허가 국제기독학교를 운영한 뒤 직원에게 허위 진술을 유도해 대신 처벌받게 한 혐의에 대해서도 원심과 마찬가지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다만 검찰은 홍 대표를 △기업인으로부터 공진단·현금 등 3000만원 상당 금품을 수수한 혐의 △개인 소유 부동산을 재단에 불리한 조건으로 임대하거나 매각해 손해를 입힌 혐의로도 기소했지만 원심과 항소심은 연이어 무죄를 선고했다. 각 재판부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봤다.

홍 대표는 국민의힘의 전신인 새누리당에서 사무총장을 역임한 전직 4선 의원이다. 그는 경민학원 창립자인 아버지로부터 재단을 물려받아 이사장직을 맡기도 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홍 대표에 대해 "국회의원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했다"며 "책임을 남에게 전가하며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대학의 재정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치고 학원 권력을 이용해 국가 사법기능을 방해했다"며 징역 실형을 선고했다.

홍 대표는 지난해 2월 원심에서도 징역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법정구속을 면했다. 하지만 이날은 구속영장을 피할 수 없었다. 그는 재판부에 "노모가 많이 아프다"며 "이틀만 구속영장 집행을 연기해달라"고 호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원심과 항소심에서 연이어 징역 실형을 선고받은 피고인은 대체로 선고공판 직후 구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