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포천에서 1일 군 헬기 2대가 비행 중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해 1명이 다쳤다.

육군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16분쯤 포천시 소재 육군 부대에서 기동 훈련 중이던 KUH-1 '수리온' 헬기 2대가 공중에서 충돌한 뒤 비상착륙했다.

사고 당시 헬기 2대는 공중강습작전 시범을 위해 병력을 태우고 줄 하나에 의지해 빠르게 지상으로 하강하는 패스트로프 훈련을 하던 중 꼬리날개끼리 부딪힌 것으로 전해졌다.

훈련 특성 상 2대의 헬기가 가까이 붙어 있는 상황에서 간격 유지에 실패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충돌 고도는 10m 내외로 높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헬기엔 1대당 9명씩 총 18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이들 중 1명은 머리 부위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어 인근 군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군은 나머지 탑승자들에 대해서도 정밀 검진을 실시해 부상 여부를 확인하기로 했다.

이번 사고에 따른 민간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군 헬기 2대가 공중에서 서로 충돌하는 사고는 이례적인 일이다. 그러나 이날 사고 헬기는 심한 손상을 입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육군은 정확한 사고 원인·경위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육군은 항공사령관을 위원장으로 육군 본부 및 항공사, 국군의무사 관계자 등이 참가한 '중앙항공기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사고 원인 등 전반에 대해 조사할 계획이다.

이날 헬기 사고는 한미연합 군사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마지막날 발생했지만, "UFS와는 무관한 사고"라고 군 관계자가 전했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사고 헬기는 오는 21~25일 경기 고양 킨텍스 등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방위사업전'(DX Korea) 행사 예행연습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대한민국 방위사업전은 육군 예비역 단체인 육군협회가 주관하는 행사지만 통상 국방부 장관이나 육군참모총장이 참석하고 육군 병력이 동원돼 기동·화력시범을 보인다. 이 때문에 군이 민간단체 행사에 동원되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돼왔다.

'수리온'은 2012년 처음 실전 배치된 국산 기동헬기다. '수리온'이라는 명칭은 독수리 등 맹금류를 의미하는 '수리'와 100을 뜻하는 우리말 '온'의 합성어다.

'수리온' 헬기의 동체 길이는 15m, 너비는 2m이며 높이는 4.5m에 이른다. '수리온'의 중량은 약 4.8톤, 주로터 직경은 15.8m다.

'수리온'은 시속 260㎞의 속도로 최대 450㎞ 거리를 비행할 수 있고, 최고 2700m까지 상승할 수 있다. 화물은 최대 3.7톤을 실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리온' 헬기 1대당 조종사와 사수 각각 2명, 완전 무장 병력 9~11명 등 많게는 15명까지 탑승하는 게 가능하다.

군은 현재 기본형인 '수리온'과 함께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MUH-1 '마린온'과 의무후송헬기 KUH-1M '메디온' 등 파생형도 개발·운용 중이다.

그러나 '수리온' 계열 헬기는 개발 당시부터 여러 차례 결함이 발견돼 논란이 일었고, 특히 2014년부터 작년까지 총 6건의 사고 사례가 보고됐다. 2018년 7월엔 해병대 '마린온' 헬기 추락으로 탑승자 6명 중 5명이 숨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