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태평양전쟁 패전 76주년 현지 행사에서 아베 신조 전 총리에 이어 ‘적극적 평화주의’를 강조했다.

또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신사에 공물을 봉납했다.

스가 총리는 15일 도쿄도 지요다구 부도칸에서 열린 전국전몰추도식 식사(式辭)에서 “전쟁의 참화를 두 번 다시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신념을 앞으로도 지켜나가겠다”면서 “적극적 평화주의 깃발 아래 국제사회와 힘을 합쳐 세계가 직면한 과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적극적 평화주의는 아베 전 총리 때 등장한 개념으로 ‘안보는 자력으로 지켜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일본 정부는 매년 8월 15일 전국전몰자추도식을 열어 태평양전쟁 당시 숨진 자국민을 추모하고 있다.

이날 교도통신에 따르면 스가 총리는 자민당 총재 명의로 야스쿠니신사에 공물을 봉납했다. 지난해 9월 취임 이후 야스쿠니신사를 방문하지 않고 공물을 세 차례 봉납했다.

스가 총리는 아베 전 총리 때와 마찬가지로 아시아 주변국에 대한 전쟁 가해 책임은 언급하지 않았다.

반면 즉위 후 세 번째로 태평양전쟁 종전 행사에 참석한 나루히토 일왕은 3년 연속 ‘깊은 반성’을 표했다. 나루히토 일왕은 “깊은 반성 위에 다시는 전쟁의 참화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밝혔다.

한편 아베 전 일본 총리는 이날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작년 9월 퇴임 후 야스쿠니신사 참배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4번째다.

또 전날부터 이틀간 이즈미 신지로 일본 환경상과 하기우다 고이치 문부과학상, 기시 노부오 일본 방위상 등도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이에 우리나라 등 일본으로부터 전쟁 피해를 당한 아시아 주변국들은 외교부 논평과 현지 대사관을 통해 깊은 유감과 항의의 뜻을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