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 매체가 온라인 게임을 ‘정신적 아편’ ‘전자 마약’이라고 비난하면서 텐센트 등 중국 게임 주식이 일제히 폭락했다. 중국이 기존 빅테크 규제를 온라인 게임으로 확대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텐센트는 주식이 타격을 받은 지 몇 시간 만에 미성년자의 비디오 게임 접근을 억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3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서 발행하는 ‘경제참고보’는 ‘정신적 아편이 수천억 산업으로 성장했다’는 기사에서 “어떤 산업, 어떤 스포츠도 한 세대를 파괴하는 방식으로 발전이 허용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온라인 게임을 아예 정신적 아편, 전자 마약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많은 청소년들이 온라인 게임에 중독됐고 이는 그들의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며 당국의 엄격한 규제를 촉구했다. 신문은 중국 게임 기업인 텐센트의 게임을 꼭 집어 “일부 학생들은 텐센트의 ‘왕자영요’를 하루 8시간씩 한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경제참고보는 게임의 해악이 중국 어린이의 시력에도 미친다고 지적했다. “어린이의 절반 이상이 근시이며 이는 온라인 게임 때문”이라는 것이다. 학생의 시력 문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여러 번 강조한 바 있다.

경제참고보와 신화통신이 사실상 정부 기관이라는 점에서 이는 정부의 목소리로 읽힌다. 과거에도 중국의 관영 매체가 앞장서고 이후 정부의 직접적 규제가 나왔다는 점에서 비슷한 패턴을 보일 것이라는 우려다.

특히 마화텅 텐센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월 규제 당국자들과 만난 사실이 알려져 그가 ‘제2의 마윈’이 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던 인물이다. 당시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텐센트에 반독점 규정을 지키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마화텅은 이 만남 이후 텐센트의 핀테크 계열사인 차이푸퉁 법인대표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이런 에피소드 때문에 이번 사태를 예사롭게 봐서는 안 된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중국은 사교육 기업이 교육비 앙등과 빈부격차를 초래한다며 규제에 나서 중국 교육 산업을 황폐화시킨 바 있는데 이것이 게임으로 확대된 것이다.

온라인 게임 규제에 대한 우려로 이날 중국 게임 기업인 텐센트와 넷이즈 주가는 장중 10%, 13%씩 폭락했다. 중국 증시의 벤치마크인 상하이종합지수도 전날의 상승세를 접고 0.47% 떨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당국이 빅테크 기업에 이어 게임 분야에 대한 단속도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며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한편 경제참고보 홈페이지에서 오후 들어 이 기사는 삭제된 상태다. 파장이 확대되자 경제참고보 측이 해당 기사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