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호사협회가 법률플랫폼 '로톡'에 가입한 변호사들을 징계하는 내용의 규정을 오는 4일부터 시행하는 가운데,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로톡 측에 대한변협이 우려하는 부분을 보완할 용의가 있는지 알아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장관은 3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변호사 시장이 자칫 플랫폼에 종속될 수 있다는 일부 우려에 합당한 측면이 있다"고 말하며 "대한변협이 지적하는 몇 가지 부분을 로톡 측에 보완할 용의가 있는지 알아보겠다"고 말했다.

대한변협은 변호사들이 로톡 등 변호사 광고플랫폼을 이용할 경우 징계 등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의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오는 4일부터 시행한다. 이에 로톡이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하는 등 갈등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먼저 박 장관은 "많은 변호사가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고 그 중 수백 명이 징계를 받는다는 얘기가 나오는 걸 비춰보면 (대한변협이) 징계를 강행한다는 것을 우려스럽게 보고 있다"며 "실제로 징계를 실행하지 않을 것이란 기대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다만 법률플랫폼에 개별 변호사가 종속되는 것을 걱정하는 분들이 꽤 있다"며 "현재까지는 염려할 부분은 아니지만 소통 차원에서 한번 얘기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법무부가 대한변협과 로톡 사이를 중재하는 것이냐' 등 질문엔 "제가 갖고 있는 방침, 입장들로 봐서 중재라는 단어는 맞지 않다"며 "대한변협이 공공성·공익성 관점에서 로톡에 문제제기하는 것들 중 몇 가진 의미가 있다고 보고, 그 부분에 대해 로톡에 정정과 개선을 구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는 여러 차례 밝혀왔던 것처럼 로톡이 변호사법 위반은 아니라는 입장도 명확히 했다. 또 박 장관은 "법률소비자들이 변호사를 찾는 과정이 낙후돼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리걸테크' 플랫폼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형태"라고 강조했다.

한편 박 장관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을 두고 시민단체 반발이 이어지고 있단 지적엔 "어떤 형태의 답을 하더라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답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만 답했다.

서울중앙지검에서 진행하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처가·측근 수사에 검찰총장의 지휘가 배제돼있어 수사가 미진한 것 아니냐는 질문엔 "검찰총장에 의한 수사지휘가 있지 않으면 수사가 멈춘다는 분석에 찬성하기 어렵다"며 "새 중앙지검장이 부임한 이후 여러 사건들을 정리해 나가고 있고, 나름 속도감 있게 수사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박 장관은 휴가를 마친 뒤 하반기 주요 이슈로는 ▲검찰 직제개편 후속조치로 대검 예규 정비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 개정 ▲가석방률의 대폭 제고 등을 꼽았다. 법무실장 등 공석인 간부 인사는 조만간 단행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