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16일 서울 마포구 오피스텔에서 옛 직장 동료를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마포경찰서는 전날 오전 경북 경산에서 체포돼 서울로 압송된 A씨를 상대로 범행 경위를 조사한 뒤 살인·사체유기 등 혐의를 적용해 이날 오후 늦게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영장 발부 여부는 이르면 17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3일 오후 B씨가 일하고 있던 오피스텔에서 미리 준비해간 흉기로 B씨를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범행 후 혈흔을 지운 뒤 미리 준비한 여행용 가방에 시신을 싣고 자신의 거주지인 경산으로 이동했으며 정화조에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과거 증권사를 함께 다닌 B씨를 찾아가 돈을 빌리려 했다가 B씨가 거절하자 살해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모욕감을 느껴 우발적으로 살해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펴기도 했으나 경찰은 그가 범행에 쓴 복수의 흉기를 준비해 가져간 것 등 정황을 볼 때 계획범죄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의 진술이 오락가락하는 상황"이라며 "사건 경위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범행 후 피해자 B씨의 휴대전화로 B씨의 부인에게 2차례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이를 의심한 부인이 15일 오전 8시 42분께 실종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오피스텔을 수색하던 중 살인 추정 혐의점을 발견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사건 현장 폐쇄회로TV(CCTV) 등을 통해 A씨의 인적사항을 특정했다. 이후 동선을 추적해 A씨가 서울을 벗어난 사실을 확인하고 경북경찰청과 공조해 15일 오전 9시 51분께 경산에서 그를 체포했다.

경찰은 사망 원인 등을 규명하기 위해 피해자 B씨의 시신을 부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