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페루에서 처음 보고된 '람다' 변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직까지 아시아에서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백신 회피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방역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3일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람다 변이는 지난해 8월 페루에서 처음 발견된 뒤 칠레 등 남미 지역을 중심으로 빠르게 퍼져나갔다. 페루 당국은 올해 4월 이후 발생한 전체 코로나19 확진자의 81%가 람다 변이인 것으로 보고 있다. 아르헨티나에서도 감염률이 37%까지 치솟았다.

현재는 남미뿐 아니라 미국과 캐나다, 독일 등 최소 29개국에서 발견된 상태다. WHO는 지난달 14일 람다 변이를 '관심 변이'로 분류했다. 관심 변이는 알파(영국발), 베타(남아공발), 델타(인도발), 감마(브라질발)가 포함된 '우려 변이'보다 한 단계 낮은 그룹이다.

다만 람다 변이에 대한 위험성이 아직 충분히 증명된 바는 없다. 이 때문에 백신 효과를 두고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칠레에서는 람다 변이의 백신 저항이 높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의학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 메드아카이브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람다 변이는 백신의 중화 반응을 3.05배 감소시켜 예방 효과를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감마(2.33배)와 알파(2.03배)보다 높은 수치다.

반면 코로나19 백신이 람다 변이에도 보호 효과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피터 호테즈 미국 베일러의과대학 국립열대의학대학원 원장은 최근 논문 사전발표 플랫폼인 바이오알카이브에 공개된 연구 결과를 인용해 "현재 적용되는 코로나19 mRNA 백신이 람다 변이에도 보호 효과를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람다 변이의 높은 치명율과 백신 내성은 각국이 접종한 백신의 종류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칠레의 인구 70% 이상은 중국의 시노백과 시노팜 백신을 맞았다.

정부도 '4차 대유행' 국면 속에 람다변이 유입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방대본은 람다 변이와 관련해 "페루를 비롯한 남미 지역에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확인된 바는 없다"며 "백신, 치료제와 관련해선 근거자료를 더 조사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