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패스트푸드 업체인 KFC가 중국에서 항생제를 투여해 속성으로 키운 닭을 공급받아 제품에 사용해온 사실이 중국 국영 CCTV에 의해 드러났다. CCTV는 지난 18일 밤 보도에서 산둥(山東)성에 있는 KFC 공급업체 가운데 일부가 불법 약물을 투여해 닭을 사육했다고 보도했다.

양계 농장들은 병아리들이 쉬지 않고 먹도록 하기 위해 전등을 켜 놓았으며, 사육 과정에서 어린 닭들이 병에 걸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최소한 18가지의 항생제가 사용됐다. 스테로이드 호르몬인 덱사메타손은 효능이 뛰어나 3∼5일만 먹여도 닭의 체중이 500g가량 불어났다. 덱사메타손은 동물 사육에 금지된 약물이지만 이 약물을 투여한 농가가 적지 않았다. 이런 사육 방식으로 병아리들은 40일 만에 30g에서 3.5㎏까지 성장했다.

농가에서 속성으로 키워진 닭들은 칭다오에 있는 류허그룹에 의해 KFC에 공급됐다. 류허그룹은 매달 40t의 치킨을 KFC에 공급했다고 CCTV는 전했다. 농가들은 닭을 처리할 때 그들이 어떻게 사육됐는지에 관해 서류를 조작했으며, KFC 근로자들은 회사 측이 닭들을 매장에 보내기 전에 어떠한 검사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신화통신 등 관영 매체들도 CCTV의 보도 내용을 주요 기사로 전하면서 중국 내에서 식품안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 농업부 등 관련 당국은 항생제 닭의 사육 및 유통 등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