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제기된 청주 D중학교 교사의 학업성취도 평가 부정행위 주도 의혹에 대해 충북도교육청이 `사실무근'이라고 결론 내렸다.

하지만 학업성취도 평가의 공정성에 의혹이 제기된 만큼 이를 담보할 방안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는 숙제를 남겼다. 학부모의 폭로로 부정행위 의혹이 불거진 뒤 진상조사에 나섰던 도교육청은 "학교와 학생들의 진술을 수집한 결과, 부정행위가 있었다고 판단할만한 근거를 찾지 못했다"며 이번 파문을 매듭지었다.

부정행위를 했다는 교실의 시험 감독을 했던 K교사와 학생들을 상대로 확인한 결과 부정행위가 이뤄졌다고 단정할만한 증거(?)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 반 학생 33명을 대상으로 도교육청이 벌인 무기명 설문조사에서 상당수 학생이 부정행위 의혹에 대해 `기억이 안 난다'거나 `그런 일이 없었다'고 답변했다.

부정행위가 이뤄졌다는 의혹을 산 이 교실 학생들의 서술형 문제 답안지를 정밀 분석한 결과 답을 똑같이 쓴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 이 반의 수학 성적이 다른 반의 성적과 비슷하다는 점도 고려됐다.

집단 커닝이 있었다면 학생들이 답을 비슷하거나 똑같이 썼을 것이고, 성적도 크게 올랐어야 하는 데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 도교육청의 설명이다.

도교육청이 이번 부정행위 의혹에 대해 문제가 없었다고 결론을 내렸지만 후유증은 쉽게 가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이번 파문으로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혼연일체가 돼 어렵게 쌓아올린 충북교육의 신뢰도가 크게 실추됐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최근 발표한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서 `4년 연속 전국 1위'를 달성한 충북도교육청의 성과도 빛이 바랬다. 교육청의 이미숙 장학사는 "전국에서 가장 먼저 학부모를 시험감독으로 참여시키는 등 부정행위 방지 대책을 시행하고 있는데 이런 일이 생겨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로 학업성취도 평가 시행 자체를 문제 삼아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