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최근 잇따라 발생한 현대자동차 코나 전기차의 화재는 배터리 셀의 제조 불량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며 리콜(시정조치)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하지만 코나에 배터리 셀을 공급하는 LG화학은 배터리 셀 불량이 원인이라 할 수 없다고 반박하고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국토부는 8일 코나 전기차의 고전압 배터리 셀 제조 불량으로 인해 양극판과 음극판 사이에 위치한 분리막이 손상돼 내부 합선으로 화재가 날 가능성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오는 16일부터 배터리 관리시스템(BMS)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및 점검 후 배터리 교체 자진 리콜에 들어간다.

배터리 관리시스템을 업데이트한 뒤에 충전이나 주행 중 과도한 전압 편차가 생기거나 급격한 온도 변화가 감지돼 경고등이 점등되고 충전이 중단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배터리를 즉시 교체해준다. 또한 업데이트된 배터리 관리시스템이 상시 모니터링을 하는 과정에서 배터리 이상이 감지돼 시동이 걸리지 않게 될 때도 현대차 긴급출동서비스 콜센터에 자동 전달되고 배터리를 교체해준다.

리콜 대상 차량은 2017년 9월29일부터 2020년 3월13일까지 제작된 코나 전기차 2만5564대다. 현대차는 차량 소유자에게 우편 및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시정 방법 등을 알려주게 된다. 결함 시정 전에 자동차 소유자가 자비로 수리한 경우에는 제작사에 수리비용을 청구할 수 있다.

코나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 셀은 LG화학이 납품하고 있으며, 현대모비스와 LG화학 합작사인 HL그린파워가 이 배터리 셀로 고전압 배터리 팩을 만든다. LG화학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코나 전기차 화재의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았다”며 “현대차와 공동으로 실시한 재연실험에서도 화재로 이어지지 않아 분리막 손상으로 인한 배터리 셀 불량이 원인이라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향후 원인 규명을 위한 조사에 현대차와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대차의 자발적 리콜과 별개로 화재 재현시험 등 현재 진행 중인 결함조사를 통해 제작사가 제시한 결함 원인과 자진 리콜 계획의 적정성을 검토하고 보완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코나 전기차는 지난 4일 대구 달성군 아파트 단지 내 지하주차장 완속충전소에서 전소되는 등 모두 13대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한편 서보신 현대차 생산품질담당 사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기술상, 제작상 책임을 인정하느냐’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책임을) 인정한다”며 “완벽하지는 않지만 솔루션은 일부 찾았으며 리콜할 계획”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