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고한 사람을 성범죄자로 몰아 사적 제재를 가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는 ‘디지털교도소’가 결국 접속 차단된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통신심의소위원회는 24일 디지털교도소에 대한 재심의 결과 이 같은 결정이 내려졌다고 밝혔다.

디지털교도소는 살인·성범죄 등 강력 범죄자에 대한 신상정보 공개를 목적으로 개설된 사이트다. 하지만 최근 이 사이트에 신상정보가 공개된 대학생이 숨지고, 범죄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대학 교수의 신상이 공개되면서 공익성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앞서 방심위는 지난 14일 회의에서 디지털교도소 사이트는 유지하되 불법 정보 17건에 대해서만 접속 차단하는 조치를 내렸다. 사이트 내 불법 정보의 양이 자체 기준인 75%를 넘지 않고, 과잉규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사이트 운영자가 방심위의 시정 요구를 이행하지 않자 재심의하기로 했고, 이날 회의에서는 5인의 통신소위 위원 중 4인이 다수 의견으로 ‘접속 차단’ 쪽에 손을 들었다. 이들은 디지털교도소가 강력 범죄자에 대해 법이 허용하는 범위를 벗어난 신상정보를 공개함으로써 사회적·개인적 피해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 무고한 개인이 피해를 입은 사례가 있다는 점, 운영자의 자율조치를 기대하기 어려운 점 등을 들어 접속 차단 의견을 냈다.

접속 차단 결정을 유보하자는 소수의견도 1건 제시됐다. 이상로 통신소위 위원은 “사이트 전체를 차단하는 것은 과잉규제의 우려가 있고, 강력 범죄자 형량에 대한 사회적 압박 수단의 역할을 하고자 한다는 운영진의 취지까지 고려한 충분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상수 통신소위 위원장은 “사이트 내 불법 정보가 70%를 넘지 않아야 한다는 기준으로 심의해왔는데, 지금 시대 상황과 맞지 않고 사이트의 막대한 파급력을 감안할 때 이 기준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사이트 운영 취지에 대해서는 사회 전체적으로 이를 해소할 방안을 신중히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성범죄 등 강력 범죄를 다룰 때 피해자의 법 감정을 고려한 사법기관의 더욱 엄중한 판단이 요구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