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다시 주춤거리고 있다. D램 값은 다시 하락세를 보이고 낸드플래시 가격도 상승세가 꺾였다. 기대했던 '윈도8'효과가 제대로 발생하지 않는 데다 3분기 러시를 이뤘던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경쟁이 주춤해졌기 때문이다. '당분간 반도체 가격이 강세로 돌아설 돌파구는 마땅히 없어 보인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업계 구조조정의 효과 여부에 따라 내년에는 반등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일 글로벌 반도체 거래 사이트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D램(DDR3 2Gb 제품 기준) 가격은 0.8달러를 기록, 이달 15일에 비해서 3.6% 하락했다. 디램익스체인지는 매달 15일과 30일 두 차례에 걸쳐 메모리 반도체 가격을 발표한다. D램 값은 올 하반기 들어 계속 하락해 왔다. 그러나 최근 두 번의 발표(10월30일, 11월15일)에선 동일하게 0.83달러를 기록, '이제 바닥을 다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많았다.

특히 업계에선 10월 말 마이크로소프트의 새 컴퓨터 운영체제 '윈도8' 출시와 함께 새 PC 수요가 생기면서 PC용 D램 가격도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11월 30일 가격이 다시 3.6%나 떨어지면서 이런 기대가 흔들리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D램 시장의 경우 마이너 업체들이 도태되는 자체 구조조정이 일어나고 있는 것을 조심스럽게 긍정적 요인으로 꼽고 있다. 대만은 중소 D램 업체들은 최근 생산 감축에 들어갔다. 일본 엘피다가 파산을 선언한 이후 미국 마이크론에 인수되는 등 공급업체는 줄어드는 상태다. IBK투자증권 이승우 애널리스트는 "감산과 업계 구조조정의 효과가 본격화되면 내년부터는 D램 값이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