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유럽 재정위기와 중국의 성장세 둔화로 크게 흔들리던 수출이 두 달 연속으로 증가했다. 대(對)중국 수출 증가와 IT제품 판매 호조가 수출 증가세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새 지도부가 경기 부양에 나설 것이란 전망까지 있어 수출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11월 수출이 477억9500만달러를 기록, 작년보다 3.9% 증가했다고 2일 밝혔다. 10월에 이어 2개월 연속 상승세다.

올 들어 수출이 2월과 6월을 제외하고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 때문에 우리 경제가 9월까지 이어온 '불황형 흑자' 기조를 벗어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불황형 흑자는 경기 침체기에 수출보다 수입 감소폭이 더 커서 무역수지가 흑자를 나타내는 것을 말한다.

수출이 반전 조짐을 보이는 데는 중국으로의 수출 증가가 가장 큰 이유라는 분석이다. 중국으로의 수출은 유럽 재정위기와 중국 성장세 둔화가 겹치면서 지난 3월(-4.2%)부터 8월(-4.7%)까지 계속해서 감소했다. 그러다 9월(1.0%)부터 증가하면서 전체적인 수출 증가세를 이끌고 있다. 11월에도 9.9% 증가하며 아세안(43.1%)에 이어 수출 증가율 2위를 나타냈다.

올 들어 감소세였던 무선통신기기 수출이 크게 늘어난 것도 수출 증가세의 한 원인이다. 11월 무선통신기기 수출은 유럽연합(151.4%), 아세안(98.5%) 등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작년보다 늘었다. 국내 업체의 스마트폰 세계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2분기 23.9%에서 올 3분기 39.4%까지 늘어나면서 국내 공장의 가동률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추세로 미뤄 내년 수출 전망도 나쁘지 않다고 말한다. 지경부 한진현 실장은 "미국이 재정절벽 위기를 잘 해결하고, 중국도 새 지도부가 경기 부양에 나설 것으로 민간경제연구소들이 예상하고 있다"며 "IT 등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이 강한 품목이 살아나면서 내년에도 5%가량 수출이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