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의 한 직원이 자신의 가족 명의로 70억원이 넘는 부동산 담보대출을 실행해 사익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기업은행은 해당 직원을 면직처리한 상태로, 형사고발 등 법적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1일 윤두현 미래통합당 의원실이 기업은행으로부터 받은 ‘대출취급의 적정성 조사 관련’ 문건에 따르면 기업은행 A차장은 2016년 3월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자신과 아내, 모친 등의 앞으로 총 29건, 75억7000만원어치 부동산 담보대출을 받았다. 그는 이 시기에 법인 및 개인사업자 등 자격을 이용해 화성 일대 아파트와 오피스텔, 주택 등 29개 부동산을 사들였는데 평가차익은 50~60억 수준으로 알려졌다. 아파트의 경우 경기 화성의 아파트 14건을 포함해 18건, 오피스텔은 경기 화성 8건을 포함해 총 9건, 연립주택은 경기 부천에 있는 2건 등이다.

경기 화성의 한 지점에서 근무하던 그는 최근까지 서울 한 지점에서 근무했다. 정부가 부동산 투기대책을 쏟아내던 시점에 국책은행 직원은 부당대출로 투기를 해 차익을 노린 것이다. 그가 실제로 매매를 통해 차익을 현실화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기업은행 측은 “해당 직원은 이해상충행위 금지 위반에 따른 금융질서 문란, 바른경영이라는 핵심가치 등에 반하는 행동을 하여 면직 처리되었으며, 향후 직원교육, 제도개선 등을 통한 재발방지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또 형사고발 등 법적 조치는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대출 과정이 미심쩍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출 승인은 지점장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한데, 70억원 이상이 실행되는 동안 상급자들이 이같은 사실을 몰랐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은행 측은 “당시 지점장에 대한 징계 여부는 개인의 인사정보라서 공개적으로 밝힐 수 없다”라고 말했다.

윤두현 의원은 “현 정부의 부동산 폭등 정책으로 온 국민이 박탈감과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해서 심히 유감”이라며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은 다른 시중은행보다 내부통제기준이나 직원 개개인의 내부절차 규정이 더 잘 지켜져야 함에도 이런 문제가 발생하도록 뒀다는 것은 규정의 허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