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 경제가 소비 부진은 완화됐지만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에 따른 대외수요 감소로 경기 위축이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진단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발간한 ‘경제동향 7월호’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KDI는 긴급재난지원금 지급과 생활 속 거리두기로의 방역체계 전환으로 소비가 소폭 회복되고, 설비투자도 증가세를 유지하면서 내수 부진이 일부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자동차(27.7%)를 중심으로 내구재 소비가 전월(10.4%)에 이어 5월(13.9%)에도 전년 동월 대비 두 자릿수 증가세를 지속한 가운데 서비스업 생산도 -4.0%로 전월(-6.1%)보다 감소폭이 축소했다.

설비투자는 제조업 전반의 극심한 부진에도 반도체 관련 투자를 중심으로 3.6%의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선행지표인 자본재 수입액도 6월 23.0% 늘어 전월(9.7%)보다 증가폭이 커졌다.

반면 수출은 대외수요 위축에 따라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했다. 6월 일평균 수출액은 자동차(-33.2%)와 석유제품(-48.2%)을 중심으로 18.5% 줄어 전월(-18.3%)에 이어 큰 폭의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수출 상대국별로는 미국(-8.3%), 유럽연합(-17.0%) 등 대부분의 지역에서 부진이 지속하지만 그나마 중국(9.5%)은 증가를 기록했다.

5월 제조업은 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9.8% 감소했고, 재고율은 128.6%로 전월 대비 8.6%포인트 상승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전월보다 4.6%포인트 하락한 63.6%로 과거 경제위기 때(1998년 7월 63.2%, 2008년 12월 62.5%)와 유사한 수준까지 하락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세계 경제는 일부 선행지표의 회복에도 산업생산과 교역량의 감소세가 지속하고, 코로나19 확산과 미·중 대립으로 경기 불확실성도 여전히 높다고 KDI는 평가했다. 미국의 경우 5월 소매판매가 6.1% 줄어 전월(-19.9%)보다 감소폭이 크게 축소됐지만 산업생산(-15.3%)과 설비가동률(64.8%) 등 대부분 지표가 여전히 위축된 상황이다. 유로존은 강도 높은 사회적 통제가 시행됐던 국가 위주로 4월 산업생산(-28.0%)과 소매판매(-19.6%)가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일본도 5월 소매판매(-12.3%)와 수출(-28.3%), 산업생산(-25.9%) 등 주요 경제지표가 모두 악화했다.

KDI는 “세계 주요국의 경제활동 재개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으나 국내외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의 증가는 경기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