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의 마거릿 챈 사무총장(사진)은 “한 해에 600만명이 담배 때문에 목숨을 잃고 있다. 말라리아·에이즈·결핵 사망자를 합한 숫자보다 많다”며 “사람을 해치는 물질에 대해선 당연히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챈 총장은 “한국도 담뱃세를 올려야 한다”고도 했다.

챈 총장은 특히 “담배업계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자금을 동원, 사실과 전혀 달리 (담배의 유해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주장을 정당화하고 있다”면서 “국회의원, 언론에 대한 로비를 강화하고 이제는 법에 항의하기 위해 소송까지 준비하고 있다. 정부·산업 간 대치상황이 법정으로 갔다”고 꼬집었다.

챈 총장은 “우리는 이것을 왜 허용해야 하느냐”고 반문한 뒤 “정부는 국민의 건강을 위해 일한다. 따라서 이익을 추구하는 담배업계와 타협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챈 총장은 특히 강력한 금연규제의 합법성을 인정한 호주와 노르웨이 법원의 판결에 대해 “여러분들도 이와 같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챈 총장은 담배규제의 주요한 수단으로 ‘담뱃세’를 꼽기도 했다.

그는 “호주는 담배 1갑에 17달러, 캐나다는 10달러 수준이지만 한국은 1갑당 2달러에 불과하다. 한국에선 담배가격이 몇 년째 오르지 않고 있다”며 “한국엔 담뱃세를 올릴 여지가 충분하다는 점을 계속 지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담배가격 인상 시 물가가 오르고 서민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담배가격이 물가에 끼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면서 “담뱃세 인상이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려는 것임을 주지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