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 두 진영 간의 신경전이 첨예해지고 있다. 앞으로 있을 단일화 과정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기 싸움 성격이 짙다.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8일 "사실이 아닌 내용이 민주당발(發)로 보도되고 있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시작도 하기 전에 (문 후보 측이) 합의 정신을 훼손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 마음이 언론 플레이로 얻어지겠는가"라고 했다. 

안 후보 측은 지난 7일 일부 민주당 관계자가 "회동에서 문 후보가 신당 창당을 언급했고 안 후보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했다"고 말한 것이 언론에 '신당 창당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으로 보도되자 이를 문제 삼고 있다. 특히 "안 후보가 차기를 염두에 두고 문 후보에게 양보할 것"이라는 '안철수 양보론'까지 등장하자 크게 불쾌해하는 상황이다.

문 후보 측 우상호 공보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저도 신당 창당이 사실이 아니라고 여러 차례 말씀드린 바 있다"며 "안 후보 측이 왜 이런 오해를 했는지 모르겠으나 (우리 측이) 확대재생산하고 있다는 것은 오해"라고 했다. 단

단일화 방법을 두고서도 신경전이 치열하다. 안 후보 측은 여론조사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정연순 대변인은 8일 라디오에서 "후보등록일(25~26일)이 얼마 안 남아 (민주당이 주장하는) 경선 방식은 물리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문 후보 측은 12일부터 단일화 협상을 해도 후보등록일까지 2주일이 남아 있어 다양한 형식의 경선을 실시하기에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우상호 공보단장은 본지 통화에서 "100만명씩 참여하는 경선을 하자는 게 아니다. 규모를 줄일 수 있다"며 "시간보다는 의지의 문제"라고 했다.

양측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4시간30분 동안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두 후보가 합의한 '새정치 공동선언'을 위한 첫 실무회의를 가졌다. 양측은 9일 2차 회의를 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날 양측의 시각차는 명백히 드러났다. 문 후보 측 정해구 성공회대 교수는 "가능한 한 빨리 협상을 마무리하고 단일화를 논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 후보 측 김성식 공동선대본부장은 "정치 혁신이 제대로 될 때만 이기는 단일화, 미래로 가는 연대가 만들어질 수 있다. 공동선언은 통과의례가 돼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