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의 연비 하향 조치 이후 미국에서 집단소송이 제기되는 등 현대·기아차 브랜드 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YMCA·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이 현대·기아차 국내 판매분의 연비 검증을 정부에 요구하면서 한국으로도 불똥이 튀었다.

사태의 파장이 커지자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도 6일 오후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LA 현대차미국법인(HMA)과 딜러 등을 방문해 현지 상황을 점검할 계획이다. 당초 정 회장의 출장은 9일(현지시각)로 예정된 브라질 상파울루 공장 준공식 참석을 위한 것이었으나, 미국에서 연비 사태가 터지자 미국 현지 점검 일정을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자동차업계 전문지 오토모티브뉴스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연비 하향 발표 직후인 지난 4일 프라이드·아반떼를 구입한 미국 소비자 13명이 오하이오주 지방법원에 "현대·기아차의 연비 과장으로 피해를 봤다"며 손해배상과 구매·리스 계약 취소를 요구하는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YMCA 자동차안전센터는 6일 "현대·기아차 전 차종에 대해 국내에서 연비 표시를 과장하지 않았는지 조사해 달라"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요구했다. 국토해양부 등 연비 측정 당국에 대해서도 "차량 실제 연비가 공인 연비와 큰 차이가 없는지 조사해 달라"고 촉구했다. 경실련도 이날 성명서를 내고 "연비 측정 시스템을 제조사가 자체 혹은 위탁 측정해 당국에 보고하는 방식에서 정부 기관이 무작위로 검사하고 제삼자가 감독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