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한에게 납치됐다는 112 허위 신고로 경찰이 출동하게 한 20대 남성에게 법원이 "경찰관에 대한 위자료, 차량 유류비 등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놨다. 허위 신고에 대한 경찰의 손해배상 요구를 법원이 재판을 통해 받아들인 첫 번째 사례다.

수원지법 안양지원 민사11단독 김정숙 판사는 19일 경기 안양만안경찰서(원고 대한민국)가 112 허위 신고자 김모(21)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김씨에게 792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밝혔다. 김 판사는 판결문에서 "김씨의 허위 신고로 50여명의 경찰관이 2시간여 대대적인 수색·검거 활동을 실시함으로써 유류비 등 비용을 지출했고, 정신적인 손해를 입은 점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씨에 대해 당시 출동했던 순찰차 등 차량 6대의 유류비(3만여원)와 비번인 근무자들에게 지급한 시간 외 수당(49만여원)은 물론 경찰관 50명의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1330만원)를 포함해 모두 1382만여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현장 출동 차량의 유류비, 경찰관의 비상소집에 따른 시간 외 수당 등 추가 비용의 지출에 대해서는 청구 금액 전액을 배상토록 했다. 또 "경찰관들이 본연의 업무를 중단하거나 휴무·비번인 상태에서 비상소집에 응해 수색 작업에 투입됐다"며 "고도의 긴장 상태에서 탐문 수사 및 검거 활동을 실시함으로써 정신적인 손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경찰이 청구한 위자료에 대해서는 경찰관들의 당일 근무 상황, 피고의 연령·직업과 경제적 상황 등을 감안해 일부만 배상토록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