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리 삭스 미국 컬럼비아대 경제학과 교수는 “재벌을 붕괴시키는 게 아니라 규제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월드그린에너지포럼 참석차 방한한 삭스 교수는 이날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에 참석, “한국이 발전하는 데 재벌의 역할이 컸고, 이들을 과소평가해선 안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국의) 대기업은 기술혁신, 세계화 등에서 가장 선도적이고 성공적인 조직”이라며 “한국에는 삼성 LG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삭스 교수는 “연구ㆍ개발(R&D) 투자 등에는 엄청나게 큰 돈이 들기 때문에 경제학적 측면에서도 재벌이 있는 게 좋다”며 “재벌이 붕괴하면 사회에도 부담이 되고, 이들을 국유화시키는 것은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기업을 운영하는 것을 존경한다”고 했다.

그는 “재벌을 국내 정치와 분리하는 게 경제민주화를 위해 중요하다”며 “(재벌의) 선거자금 지원 등에 있어 분명한 선을 그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재벌이 돈과 힘을 갖고 한국의 정치를 장악한다면 시장을 장악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정치 민주주의와 경제 이해관계를 분리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삭스 교수는 “규제 없는 정부는 있을 수 없다”며 “정부의 규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기업이 정부 역할을 하려고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