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체 LG유플러스가 세계 1위 인터넷 검색 업체 구글과 손을 잡고 구글의 TV용 서비스 '구글 TV'를 국내 처음으로 선보였다. 통신업체와 구글이 손을 잡고 TV 시장이 뛰어드는 것은 세계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통신업체가 성장이 정체된 유·무선 통신사업 모델에서 탈출하고 앱(응용프로그램)·VOD(주문형영상콘텐츠) 등 TV용 서비스 시장을 뚫기 위해 손을 잡은 것. 최근 부쩍 성장하며 SK텔레콤·KT 등 다른 경쟁 통신업체들도 분주하게 준비 중이다.

LG유플러스는 16일 자사에 특화된 구글 TV 서비스(U+TV G)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서비스에 가입한 소비자는 기존 LG유플러스가 제공하던 IPTV의 실시간 방송과 VOD는 물론 유튜브 동영상, TV용 앱, 인터넷 검색 등 구글 TV의 서비스를 함께 이용할 수 있다. TV에서 방영되는 콘텐츠를 스마트폰에서 옮겨 보거나 거꾸로 스마트폰의 화면을 TV에서 볼 수도 있다. NFC(근거리무선통신) 기능 등을 이용해 스마트폰을 셋톱박스에 대면 콘텐츠가 옮겨가도록 조작도 간편하게 만들었다.

국내 IT업계는 구글이 해외사례처럼 TV제조업체와 협력하지 않고 LG유플러스와 손을 잡은 데 의외라는 반응이다. 구글은 해외에서 주로 TV 제조업체와 손잡고 구글 TV를 스마트 TV에 탑재했다.

그러나 LG유플러스는 서비스 주도권을 일부 포기하면서까지 구글을 끌어들였다. LG유플러스 최주식 전무는 "언제까지 시장에 역행할 수 없다"며 "기존 IPTV 서비스에 웹(인터넷)을 더해 새로운 서비스로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U+TV G를 기존 IPTV 서비스(월 1만1000원)보다 낮은 9900원(3년 약정 기준)으로 책정하고 기존 IPTV 가입자를 새 서비스로 흡수한다는 계획이다. 별도 셋톱박스 설치비는 1만원이다. 최 전무는 "욕심으로 말하면 가입자 수를 1000만명까지 늘리고 싶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의 선택에는 새 수익모델을 찾기 어려운 통신업계의 절박함이 묻어 있다. 증권업계는 통신업계의 추가 수익모델 발굴이 부진하고 최근 가입자 유치 마케팅 경쟁이 과열됐다며 3분기 실적이 모두 시장에 못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3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50%, 25.8%, 95.7% 줄어들 전망이다.

통신업계의 TV용 서비스 진출은 세계적인 흐름이다. 미국 통신업체 버라이존도 삼성전자와 손잡고 IPTV 서비스를 개발 중이며, 미국 AT&T도 다국적 미디어기업 비아콤과 손잡고 어느 단말기에서나 인터넷만 연결하면 영상콘텐츠를 볼 수 있는 'TV 에브리웨어' 서비스를 출시했다.

황성진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통신업계의 성장이 쉽지 않은 만큼, 유관 산업인 TV용 서비스 등 미디어 산업으로 진출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