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건설 관련 업종에 대한 대출 중 떼일 우려에 처한 부실 대출이 7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국 18개 은행의 건설·부동산·임대업에 대한 대출 규모가 지난 6월 현재 154조원이고, 이 중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 대출이 6조689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실 대출 비율이 4.3%로 전 업종 부실 대출 비율(1.5%)의 약 3배에 가깝다.

건설업종에 돈을 가장 많이 빌려준 은행은 23조5400억원을 대출한 우리은행이다. 이어 국민은행(22조8600억원), 신한은행(20조9600억원), 농협(15조100억원) 순이다.

건설업종 대출 중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 채권 규모는 농협이 1조5525억원으로 가장 많고, 이어 국민은행(9817억원), 우리은행(9070억원), 신한은행(8497억원) 순이다.

농협의 부실 채권 비율은 10.3%로 전 은행 평균(4.3%)의 배 이상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농협이 대출 심사가 느슨한 편이라 위험 가능성을 진단하는 기능이 약하다"고 말했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도 부실 채권 비율이 7.4%로 높은 편이었다.

4대 시중은행 중에서는 국민은행(4.3%)의 부실 채권 비율이 가장 높고, 하나은행(3%)이 가장 낮다.

18개 은행의 전체 대출 중 건설업종에 대한 대출의 비중은 평균 11%인데, 지방은행들은 이 비율이 훨씬 높다. 전북은행이 20.7%로 가장 비중이 컸고, 광주은행(19.2%), 제주은행(17.9%), 부산은행(15.3%)도 큰 편이다. 이준수 금감원 은행총괄팀장은 "지방에 큰 제조업체들이 적다 보니 상대적으로 건설업종에 많이 대출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