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우 박사는 한 가지 잃은 것을 불평하기보다 얻은 것을 헤아려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자 했습니다. 여러분도 용기, 희망, 믿음을 가지고 열심히 공부하기 바랍니다."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신교동 서울맹학교에서는 중·고등학생 100여명을 대상으로 고(故) 강영우 박사의 부인 석은옥씨의 강연이 열렸다.

시각장애를 딛고 한국인 최초로 미국 백악관 차관보 직위에 오른 강 박사에게는 오는 6일 세계 한인의 날을 기념해 국민훈장 무궁화장이 추서될 예정이며 석씨는 이를 계기로 지난 1일 방한했다.

석여사는 "강 박사는 지난 2월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도 마음속에 늘 희망을 품고 살았다"며 프랭클린 루즈벨트, 크리스토퍼 리브 등 장애를 극복하고 사람들에게 도움과 희망을 준 인물들을 설명했다.

장애가 있는 아버지를 보며 장래를 고민한 아들들의 이야기도 석씨는 소개했다.

석여사는 "큰아들은 어릴 때부터 한국에서 온 편지를 부친에게 읽어주며 사회 문제를 접하기 시작해 법률을 바꿔야 누구나 평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음을 깨닫고는 현재 백악관 선임법률고문으로 일하고 있고, 작은아들은 아버지 대신 어머니만 운전하는 모습을 유심히 보더니 아버지와 같은 시각장애인들을 돕고자 안과의사의 길로 들어섰다"고 말했다.

석 여사는 강영우 장학재단을 통해 시각장애인도 전문직이 될 수 있게 돕고 싶다고 했다. 그는 "우리나라 시각장애인들의 90% 정도는 안마사나 침술사가 된다"며 "재단이 활성화되면 시각장애인이 IT 업종 등 전문직에 진출할 수 있도록 교육센터를 건립할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