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유체역학 연구로 국내외 과학계의 촉망을 받아오던 40대 과학자가 안구를 새 생명에게 기증하고 하늘로 떠났다.

1일 포스텍에 따르면 국내 박사 출신으로 미세유체역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강관형 포스텍(옛 포항공대) 기계공학과 교수가 이날 오전 9시쯤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44세.

고인은 포스텍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은 뒤 2005년 포스텍에 교수로 임용됐다.

그는 1987년 3월 포스텍이 첫 신입생을 받기 시작한 뒤 학사와 석사 박사과정을 모두 모교에서 마친 첫 ‘메이드 인 포스텍’ 교수로 임용 당시 학교 안팎에서 상당한 기대를 모았다.

유체역학을 전공한 고인은 미세유체역학 연구의 새 응용기술인 ‘전기습윤’ 분야에 괄목할만한 업적을 내며 교수에 임용되기 전 30대의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세계 수준의 권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교수에 임용된 이후에도 발굴의 실력을 발휘해 휴대용 해수담수화 장치와 미세수술로봇의 마이크로 손 능력을 향상시키는 기술을 잇따라 개발했다.

지난해 뇌종양 판정을 받은 뒤 1년 넘게 투병해 오면서도 연구실과 병원을 오가며 제자들을 독려해 올해 세계 최초로 액체를 3차원적으로 조작하는 기술을 개발해 3D 랩온어 진단칩 시대를 열기도 했다. 이 기술은 응용물리학 분야 권위지인 ‘어플라이드 피직스 레터스’ 온라인판 최신호를 통해 발표되면서 학계의 주목을 끌었다.

고인은 올초 병세가 다소 호전되는 듯했지만 최근 들어 급격히 병세가 악화되면서 상태가 나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포항병원측은 이날 오전 강 교수의 평소 뜻에 따라 고인의 안구를 적출하는 수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으로는 부인과 초등학교를 다니는 딸 한 명이 있다. 빈소는 경북 포항 북구 죽도동 에스포항병원. 발인은 4일 오전 7시반. 영결식은 9시 포스텍 교내에서 열린다. 054-241-99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