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이제 거리낌 없이 학교 폭력 피해 및 경험담을 술술 털어놓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 8월 말부터 실시 중인 학교 폭력 2차 조사에서 지금까지 전체 조사 대상 학생 중 70%가 응답에 참여했다는 것은 학생들 사이에서 학교 폭력 퇴치운동이 자연 발생적으로 일어나고 있음을 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1월 18일부터 2월 20일까지 약 한 달간 전국 1만1363개 초·중·고교 558만9267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우편 조사를 통해 '2012년 1차 학교 폭력 실태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대상은 초등 4~고3 학생으로 정해졌는데 당시 조사 대상 학생 가운데 136만6799명이 설문에 참여해 약 25%의 회수율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당시 "회수율이 낮아 신뢰하기 어렵다"며 조사 결과를 무시하는 분위기도 있었지만 당시 분위기에서 25%의 응답률도 "당하기만 하던 학생들이 입을 열기 시작했다", "우리를 구해달라"고 입을 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가진 것이었다.

이에 교과부는 이번 학기중에 2차 실태 조사에서 설문 방식을 온라인 조사 시스템(NEIS·나이스)에 접속해 본인 확인 절차를 통해 받은 인증번호를 입력하고 질문에 응답하는 방법으로 변경했다.

교과부는 "학기 중이라 실태 조사에 대해 안내할 수 있는 데다 우체국에 오가는 등 번거로운 절차를 없애 조사 참여자 수가 많이 증가했다"며 "지난 한 달 340여만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했고, 이 추세로 보면 이달 12일까지 전체 대상 학생 520만명 가운데 70%가 넘는 364만명 이상이 설문 조사에 응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학생들이 대거 조사에 참여한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학교 폭력 실태가 과감히 공개되고 가해 학생에 대한 징계와 학생부 기록 등의 강력한 조치가 이뤄진 것이 효과를 발휘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실태 조사에서는 조사 문항을폭력 내용을 상세하게 서술해 학생들이 이해하게 쉽게 만들고 횟수와 기간까지 구체적으로 표기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이번 조사에서는 학교 폭력 피해를 봤다는 학생이 지난번보다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결과는 11월에 발표될 예정이다. 지난 1차 조사에서는 전체 응답자 136만여명 중 17만명(12.5%)의 학생이 "학교 폭력을 당한 적이 있다", 32만명(23.5%)의 학생이 "우리 학교에 일진(폭력 서클)이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1차 실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미루어 보면 이번에도 최소 46만명에 달하는 학생이 학교 폭력 피해를 당하였다고 응답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