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입화장품의 판매가격이 다른 선진국보다 훨씬 비싼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립스틱의 백화점 판매가는 수입가의 8배에 육박했다. 이에 따라 병행수입을 활성화하고 가격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YWCA는 13일 백화점 매출 상위 10개 수입 브랜드의 4개 품목(에센스ㆍ아이크림ㆍ컴팩트 파운데이션ㆍ립스틱), 36개 제품 가격을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 발표했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영국, 호주, 일본 등 8개 국가의 백화점과 인터넷쇼핑몰, 면세점 가격을 비교했다.

백화점 판매가격의 경우 구매력평가(PPP) 환율을 적용했을 때 한국이 8개국 가운데 가장 비쌌다. 한국을 100으로 봤을 때 일본(70.9), 이탈리아(68.0), 독일(65.9), 미국(63.7), 영국(58.8), 프랑스(58.5), 호주(46.4) 순이었다. PPP 환율을 적용한 가격이 높다는 것은 전체적인 물가 수준을 고려했을 때 국내 시장의 수입화장품 가격이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PPP 환율을 적용했을 때 수입화장품의 인터넷 쇼핑몰 판매가격도 한국이 8개국 가운데 가장 비쌌으며, 면세점 판매가격도 조사 가능한 4개국 가운데 한국이 1위였다.

수입화장품 중 가격 '뻥튀기'가 가장 심한 품목은 립스틱이었다. 서울YWCA의 추정 수입가격이 평균 4,673원인 립스틱은 백화점에서 수입가격의 7.9배인 평균 3만6,714원에 팔렸다. 서울 YWCA 측은 "독점 수입판매 구조 탓에 원활한 가격경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병행수입을 활성화하고 가격 정보를 충분히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