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기자간담회에서 이건용(65) 서울시오페라단장 겸 세종문화회관 예술총감독의 일성은 단호하면서도 명쾌했다.

이건용 서울시오페라단장

이 단장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을 역임한 작곡가로, 1989년 민족음악연구회를 창립하며 민족음악 운동을 이끌었다. 그런 그를 영입하기 위해 박인배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지난 7월 서울시오페라단과 합창단, 소년소녀합창단, 유스오케스트라 총괄하는 예술총감독 직책까지 신설하며 공을 들였다.

관례적으로 성악가의 몫으로 간주했던 서울시오페라단장을 작곡가가 맡은 데 이어, 새로운 직책까지 겸직하자 음악계는 파격으로 받아들였다.

그가 이날 간담회에서 내건 화두는 '시민'과 '창작', '예술'. 이 단장은 "자칫 진부한 단어로 들릴지 모르지만 그만큼 중요한 단어"라고 말했다. 내년 4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르는 베르디의 오페라 '아이다' 계획에서도 그의 구상을 엿볼 수 있었다. 이 단장은 "'개선 행진곡'으로 유명한 개선 장면에서 시민 합창단을 100명 모집하고 가능하면 시민 오케스트라까지 꾸려서 시민이 문화를 만드는 모델을 만들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