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위 군 장성들이 지난 12일(현지시간) 벌어진 버지니아주(州) 샬러츠빌 사태와 관련해 "군은 인종주의를 용인하지 않는다"며 잇따라 입장을 표명하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지는 않았지만 인종갈등을 부추기는 대통령의 태도에 군조차 비판적인 입장을 내비치고 있는 것.

15일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마크 A. 밀리 미 육군 참모총장은 이날 본인의 트위터에 "군은 인종주의나 극단주의, 그리고 증오를 용인하지 않는다"며 "이는 우리가 1775년(육군이 창설된 해)부터 지켜온 모든 것과 우리의 가치에 반(反)한다"라고 올렸다.

밀리 참모총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군 수뇌부와 협의 없이 트위터에 군대에서 성전환자를 축출할 것을 시사했을 때도,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에 무조건적인 상명하복하지는 않겠다는 식으로 말했다.

당시 밀리 참모총장은 "우리는 지휘 계통에 복종하도록 배왔다. 그리고 내 상관은 육군성 장관, 국방부 장관, 그리고 대통령이다"라며 "우리는 실행 지침이 나오면 이를 받아서 행동할 것이며, 내가 알기론 매티스 국방부장관은 아직 서면 지침을 받지 못했다"고 선을 그었다.

또 다른 고위 군 장성인 로버트 B. 넬러 미 해병대 사령관 역시 트위터를 통해 "미국해병대(USMC)에 인종적 증오와 극단주의를 위한 장소는 없다"며 "명예, 용기, 헌신이라는 우리의 핵심 가치는 해병대가 살고 행동하는 방식을 구성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군 통수권자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인종차별 세력을 두둔했다는 비판에 휩싸인 트럼프 대통령과는 상반되는 견해를 내놨다. 입장을 발표한 시기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문제가 된 직후여서 대통령의 인종주의 표현에 반감을 나타낸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