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 대한 지지율이 3일 개각 단행 이후 상승 반전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잇단 '사학 스캔들' 의혹 등에 따른 지지율 급락으로 지난 2007년에 이어 또 다시 아베 총리의 '불명예 퇴진' 가능성이 점쳐지던 상황에서 이 같은 지지율 상승은 '기사회생'의 신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이니치신문이 3~4일 이틀 간 실시한 긴급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베 내각에 대한 지지율은 35%로 직전 조사 때(지난달 22~23일)보다 8.6%포인트(p) 올랐다.

또 이번 조사에서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자의 비율은 47%로 직전 조사대비 9%p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교도통신의 조사에서도 아베 내각에 대한 지지율은 44.4%로 지난달 15~16일 조사 때보다 8.6%p 상승했고,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자 비율은 같은 기간 9.9%p 줄어든 43.2%였다.

일본 언론들은 통상 내각 지지율 30%선을 정권 운영의 '위험수위'로 보고 있다.

때문에 앞서 지지율이 20%대 중반까지 떨어졌던 마이니치의 조사결과는 자민당 정권에 상당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졌었다.

교도통신 조사에선 이번 개각이 내각 지지율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교도통신 조사에서 응답자의 45.5%는 전날 단행된 개각 및 집권 자민당(자유민주당)의 임원 인사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나 '평가하지 않는다'(39.6%)보다 많았다.

그러나 마이니치 조사에선 '이번 개각으로 내각에 대한 기대가 어떻게 바뀌었느냐'는 질문에 '달라진 게 없다'는 응답이 48%로 가장 많았고, '기대할 수 없다' 27%, '기대가 높아졌다' 19%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이에 대해 마이니치는 "(개각 이후) 지지율은 올랐으나, '정권 부양'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했다. 지지율 상승세가 계속 유지될지 여부는 앞으로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마이니치는 또 아베 총리가 이번 개각에서 '정권 안정'을 위해 자민당내 주요 파벌 인사들을 등용하면서 오히려 그간 계속돼온 "'아베 1강(强)' 구도가 무너졌다"며 내년 9월 당 총재 경선 출마를 통한 '3연임' 계획도 흔들릴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번 개각에선 '포스트 아베', 즉 자민당 내 차기 후보군 가운데 1명으로 꼽히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전 외무상이 '세력 확장'을 위해 당으로 돌아간 반면, 그가 이끄는 파벌(기시다파)에선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문부과학상 등 4명이 입각했다.

또 '반(反)아베' 노선을 걷고 있는 다른 차기 총리 도전자 이시바 시게루(石破茂側) 전 간사장 파벌(이시바파)에서도 사이토 겐(齋藤健) 농림수산상이 발탁됐다.

게다가 2015년 당 총재 경선 때 아베 총리와 맞붙으려다 추천인 20명을 못 채워 포기했던 노다 세이코(野田聖子) 신임 총무상은 아예 취임 일성으로 내년 당 총재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새 내각이 막 스타트(시작)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다양한 의견과 (지지율) 조사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국민 목소리에 겸허히 귀 기울이면서 국민 안전과 경제 재생이란 목표를 향해 하나씩 결과를 내놓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