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에서 북한 '생명줄'을 끊는 제제안이 27일(현지시간) 통과됐다. 찬성 98대 반대 2로 러시아·이란 제재안과 함께 묶어 가결된 이번 대북 제재안은 원유 금수 등 경제적으로 고립을 강화하는 조치와 더불어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 및 기관에 대한 압박을 강화했다.

대북 제재 법안은 Δ북한 원유 및 석유 수입 봉쇄 Δ북한 노동자 고용 금지 Δ러시아·카타르·쿠웨이트 등 해외 기업의 북한 노동력 이용 제재 Δ북한 선박의 운항 제재 항만 확대 등이 포함됐다. 한마디로 북한을 경제적으로 더 고립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또 북한과의 온라인 상거래 활동, 온라인 도박 등도 규제해 인터넷 상의 북한 외화벌이까지 차단시키는 기존 대북 제재와 비교할 수 없는 촘촘한 압박 그물망을 마련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연루된 제3국에 대한 제재뿐만 아니라 북한산 식품·농산품·직물 수입을 차단하고 제3국이 북한에 맡긴 임가공 제품이 미국에 들어오는 것마저 제재했다. 북한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 기업을 사실상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미국 정부가 대북 제재 일환으로 중국 기업과 기관에 독자 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예고됐다. 수전 손턱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은 25일 상원 청문회에서 "중국은 우리가 필요할 경우 중국 기업 등을 저격할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다"고 했다. 이 때문에 CNN은 이번 대북 제재법으로 미-중 관계가 악화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내놨다.

미국 의회 전문지 더힐은 이번 법안이 북한과 연루된 중국 기업에 대한 직간접 규제를 확대하고 있다면서 중국을 겨냥한 '세컨더리 보이콧' 추진이 눈앞에 있다고 지적했다. 관심이 집중되는 건 트럼프 행정부가 세컨더리 보이콧의 범위를 얼만큼으로 설정할지다.

2016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및 사치품 관련 거래에 연루된 제 3국을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이 통과됐다. 여기에 더해 트럼프 행정부가 세컨더리 보이콧 제재 규모를 더욱 확장하면 미국 기업들은 중국 기업 및 기관과 거래시 북한과의 연루 여부를 면밀히 검토해야한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독자적인 전방위적 북한 제재를 강화한데도 효력이 크지 않을 것이란 회의적인 전망도 있다. 가장 심각한 고립 상황에서도 북한이 가장 마지막까지 지키려는 것은 핵미사일 프로그램이며 오히려 제재 압박은 핵 개발을 강화하는 부작용을 낼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