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이 예고한 '사회적 총파업' 본대회가 5만명(주최 측 추산)의 인파가 운집한 가운데 30일 서울 도심에서 열렸다.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경찰 6000명이 배치됐지만 집회와 행진은 별다른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민주노총은 28일부터 시작한 총파업 주간의 '메인 행사'격인 '6·30 사회적 총파업 대회'를 '최저임금 1만원' 인상 활동을 벌여온 '만원행동'과 함께 이날 오후 3시부터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개최했다. 민주노총의 사회적 총파업 주간은 다음달 8일까지 계획돼 있다.

이날 총파업 대회의 참가자들은 문재인 정부를 향해 '최저임금 1만원·비정규직 철폐·노조할 권리보장' 등의 즉각적인 실현을 요구했다. 이날 총파업 대회 규모는 주최측 추산 5만명, 경찰 추산 2만명으로 집계됐다.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지금이야말로 다시 오지 않는 적폐 청산과 사회 대개혁의 골든타임"이라며 "더 빠른 속도로 더 과감하게 더 올바른 방향으로 노동 적폐 청산과 대개혁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직무대행은 "일자리위원회 참여를 통해 나쁜 일자리를 없애고 좋은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 낼 것"이라며 "노정 교섭을 통해 기울어진 노사관계를 바로잡고 노동 적폐 청산과제를 풀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무대에 오른 안명자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본부장은 "우리나라 임금 노동자의 평균임금이 355만원이라는 통계가 있지만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최저임금 시급 6470원에도 못 미치는 임금을 받고 있다"며 "학교에서 7년을 일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지만 교장이 바뀌었다는 이유로 해고될 뻔하는 등 고용불안은 여전했다"고 지적했다.

또 안 본부장은 "문재인 정부가 노동을 존중하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라며 "내가 잘못하지 않는 이상 잘릴 걱정 없고 먹고 살 만큼 돈을 받고, 인간적으로 무시당하지 않는 진짜 존중받는 사회에서 존중받는 느낌을 받고 싶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오후 4시부터 광화문 광장을 출발해 세종로 사거리, 종로3가, 청계 3가 방향으로 향하는 행진을 시작했다. 대규모 인원의 행진이 진행됨에 따라 인근 도로들이 일부 통제되기도 했다. 청계 3가까지 행진을 마친 참가자들은 마무리 집회을 갖고 오후 5시15분쯤 해산했다.

앞서 이날 본대회를 앞두고 서울 광화문 광장과 서대문구 경찰청 앞,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앞 등 서울 시내 13곳에서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 철폐, 결사의 자유 보장 등을 주장하는 사전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도심 인근에서 사전 집회를 연 단체들이 오후 3시에 열리는 본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일제히 광화문 광장으로 행진하면서 한때 인근 도로에서 교통 혼잡이 빚어졌다.

서울 도심에 대규모 인원이 모인 만큼 경찰도 75개 중대 6000여명의 인력을 배치해 집회 관리에 나섰다. 이날 본행사를 비롯해 다양한 종류의 사전 집회도 개최됐지만 폭력 행위나 마찰은 빚어지지 않았고 평화적인 분위기 속에서 행사가 이어졌다. 경찰도 집회와 행진을 엄격하게 통제하지 않았고 대규모 집회에서 흔히 등장했던 '차벽'도 설치되지 않았다.

민주노총은 총파업 주간인 다음달 8일까지 전국 곳곳에서 파상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어 민주노총은 이번 총파업을 계기로 하반기까지 '노동법 개정'을 관철시킨다는 방침이다. 사회적 총파업을 통해 결집된 분위기를 9월 정기국회까지 이어가면서 노동3권 보장, 산별교섭 법제화, 근로기준법 개정, ILO협약 비준 등 그간 민주노총이 주장해온 의제를 이슈화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