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선이 표류해 좌초 위기인 줄도 모르고 깊은 잠을 자던 선장과 선원들이 해경의 기지로 구조됐다.

제주 서귀포해양경비안전서는 29일 오후 4시15분쯤 서귀포 성산항 인근 해상에서 표류하던 영덕구 강구면 선적 어선 Y호(29톤·승선원 5명)를 좌초 직전에 구조했다고 밝혔다.

해경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50분쯤 성산해경안전센터 김영부(43) 경사가 성산항을 점검하던 중 동방파제 저수심 방향으로 항해하는 Y호를 발견했다.

Y호가 향하는 곳은 수심 1.5m의 저수심이여서 소형어선만 출입항이 가능해 지형을 잘 모르는 다른 지역 어선들이 종종 좌초하는 경우가 있다.

김 경사는 Y호 선장 이모씨(46)에게 경고를 해주려고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아 직접 연안구조정을 타고 출동해 어선에 올랐다.

김 경사가 애타게 찾던 선장과 선원들은 허탈하게도 모두 세상 모르게 잠을 자고 있었다.

이들은 이날 밤샘 조업을 마치고 오전 7시15분 입항한 뒤 잠이 들었다. 오후 3시30분쯤 강풍에 항구와 연결한 줄이 풀려 어선이 표류하는 줄도 모르고 잠에 빠졌던 것.

김 경사는 급히 선장을 깨우고 어선을 안전한 해역으로 옮겨 다행히 좌초를 면할 수 있었다.

김 경사는 "좌초 전에 도착해 다행이었다"며 "이날처럼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은 결박 줄이 풀릴 수 있어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