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8세 여아 살인사건’이 국민적 공분을 사면서 청소년의 강력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박찬대(인천 연수갑·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이번 사건의 피해자 가족과 범지역주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 인천지역 육아 커뮤니티 관계자 등은 전날 지역 국회의원인 박 의원을 찾아가 이번 사건의 피의자인 주범 A양(16·구속기소)과 공범 B양(18·구속기소)이 엄정한 법의 심판을 받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등 각 상임위원회에 해당 사건을 알려 미성년자의 강력범죄에 대한 처벌도 강화할 수 있는 법 기반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에 대한 처벌 규정이 현재 국민감정과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피해자의 어머니가 지난 19일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이 땅의 모든 부모님들 탄원 동의를 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하자 27일 현재까지24만4000여명의 누리꾼이 온라인 헌화를 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피해자의 어머니가 재판부에 제출할 탄원서에 함께 이름을 올려 달라고 밝히기도 했다.

대책위는 B양이 대규모 변호인단을 꾸려 형량 줄이기를 시도하는 등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 측의 입장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수 있다고 판단, 피해자 부모를 도울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하는 등 피해자 가족에 대한 지원 대책도 마련할 방침이다.

현행 소년법과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살인죄로 만 18세 이하 미성년자가 받을 수 있는 최대 징역형은 20년이다.

A양은 지난 3월29일 낮 12시47분께 인천 연수구의 한 공원에서 초등학교 2학년생인 C양(8·사망)을 유인해 공원 인근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그는 범행 당일 오후 5시 44분께 서울의 한 지하철역에서 평소 SNS를 통해 알게 된 B양에게 훼손된 C양의 시신 일부를 전달했다.

B양은 지난 3월 29일 오후 5시44분께 서울의 한 전철역에서 이번 사건의 피의자 A양이 살해한 C양의 훼손된 시신 일부를 건네받아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초 이들은 A양이 이번 사건의 모든 범행을 주도했고 B양은 범행 과정을 지켜보다가 시신일부를 건네받았다고 주장했지만 최근 A양이 법정에서 “B양이 나에게 먼저 사람을 죽여 시신 일부를 가져오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하면서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A양의 다음 재판은 7월 4일, B양의 재판은 이틀뒤인 6일 각각 오후 2시 인천지법 324호 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